2016년은 다른 어느 해보다도 산업혁명에 대해 많은 관심이 촉발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능정보기술의 위력이 만천하에 알려진 해였다. 인공지능 알파고 얘기다. 알파고는 소프트웨어(SW)다. SW의 힘이 세어짐에 따라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연결혁명, 융합혁명 그리고 에너지혁명이다. 이는 SW에 의해 추동되며 산업과 기술의 결합, 산업과 산업 또는 이종산업 간의 결합에 의해 가속화된다.
‘도구를 만드는 인간’ 호모 하빌리스나 오늘날의 1인 제조업, 즉 메이커스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를 새로 만드는 것이다.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려면 보유 기술이나 특허를 공유하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SW산업과 국가경쟁력 사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전 세계 SW시장의 1% 수준에 불과한 국내 SW시장을 10배 이상 키워야 한다. 테슬라, 구글, 아마존, MS 등의 기업들이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특허 및 소스 코드를 공개하는 이유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연구개발(R&D)이 아니라 연결개발(C&D)이 세상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협약에 따라 체결된 신기후체제에서는 에너지 원단위를 낮추는 에너지 저소비산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SW산업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산업이며, 환경과 성장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산업이므로 이를 적극 키워야 한다.
한전은 SW산업의 생태계 확장을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전력산업 통합플랫폼(Herb-POP)’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분야의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 등의 환경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전력계통에 연결된 풍력과 태양광 등 분산전원 발전량과 소비전력량 등의 실시간 데이터, 터빈 진동 및 보일러 상태 등 발전설비의 운전상태 및 품질특성 분석과 출력 예측, 상태추론에 의한 예지형 송배전설비 감시진단 등은 기본이다. 고객정보 등의 데이터를 묶고 플랫폼을 연계하여 비즈니스 혁신이 가능하도록 하고, 수출사업화 모델을 지향하는 확장성을 갖춘 운영체제를 구축한다.
또한 전력분야의 모든 전력기기 및 시스템과의 연계와 확장이 용이하도록 국제표준(IEC)에 부합하게 개발한다. 플랫폼을 외부 개발자들에게 개방하고, 전력빅데이터를 공개하여 우리나라의 SW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융합산업이 창출되도록 견인할 계획이다. 이러한 플랫폼 개발을 포함하여 내년에 정보통신분야에 2000여억 원을 투자하고 이어 연차적으로 투자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새로 태동하는 시장은 선점하는 자가 독식한다(Winner takes all). 향후 10년 이내 전력산업 연관 분야에서만 디지털 혁신을 통해 무려 1조 달러의 경제적·사회적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산학연과 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 코딩교육을 확대하고 산업의 디지털화를 서둘러야 한다. 사회의 세분화와 융합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다양한 것을 갖고 싶어 하는 고객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디지털화가 답이다. SW를 통해서 말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횃대를 치는 붉은 닭의 상서롭고도 장쾌한 울음소리와 함께 새로운 정유년을 열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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