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기업들… CEO 49% “내년 긴축경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9일 03시 00분


경총, 259개社 조사… “성장률 2.3%”… 현대硏 “제조업 85조원 과잉 투자”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절반이 내년에 긴축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력 구조조정과 투자 축소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내년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한 CEO는 열 명 중 한 명에 그쳤다.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59개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에서 조사 대상 CEO의 49.5%가 ‘내년에 긴축경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상 유지 경영’을 하겠다고 답한 CEO는 30.7%, ‘확대 경영’을 하겠다는 CEO는 19.8%에 그쳤다. 특히 300인 이상 기업 CEO의 60.5%는 내년에 긴축 경영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긴축경영을 계획 중인 CEO의 32.7%는 조직 개편과 임원 감축, 임금 조정과 같은 방법으로 인력부문 경영 합리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EO들이 전망하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평균 2.3%로 한국은행(2.8%), 한국개발연구원(2.4%), 국제통화기금(3.0%)보다 낮았다. 국내 경기 회복 시점은 ‘2019년 이후’라는 응답이 47.1%로 가장 많았고 내년에 경기 회복이 될 거라는 답은 12.8%에 불과했다.

 한편 경기 침체로 생산라인 가동률이 대폭 떨어지면서 제조업의 과잉투자가 85조 원 규모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산업별 잠재 국내총생산(GDP)과 생산성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제조업의 과잉자본 규모가 약 85조 원이라고 밝혔다. 과잉자본 규모가 증가한 것은 산업구조 변화로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생산설비 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3분기(7∼9월) 기준 72.4%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74.4%)보다도 낮았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과잉투자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산업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기 급락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 대응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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