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의 ‘리자드(Lizard·도마뱀)형 주가연계증권(ELS)’은 15일 파생시장협의회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파생금융상품’으로 선정됐다.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조기 상환 조건 등을 강화해 기존 ELS의 단점을 보완했기 때문이었다.
올해 초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의 폭락으로 ELS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제기됐다. ELS의 기초 자산으로 H지수가 많이 쓰였기 때문이다. 이후 H지수가 회복세를 보이며 36개월 만기 때 손실을 일으킬 가능성은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기준가의 90∼95%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는 중도 상환은 어려워졌다. 중도 상환이 빠르다는 특징 때문에 ‘국민 재테크 상품’ 반열에 올랐던 ELS의 매력이 뚝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리자드형 ELS는 이 점에 착안해 개발된 상품이다. 중도 상환 가능성을 크게 끌어올린 상품 구조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위기 때 꼬리를 자르고 탈출하는 도마뱀과 같은 전략을 구사한다고 해서 이름도 리자드형이라고 붙였다. 이 상품은 다른 ELS와 마찬가지로 6개월 단위로 중간평가를 해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투자자에게 원금과 함께 수익을 돌려준다. 가입 후 1년이 됐을 때 조기상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도, 기초자산의 기준가격이 일정 수준(리자드 배리어)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으면 원금과 낮은 수준의 수익을 준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수익은 약간 낮지만 빠른 자금 회수를 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리자드 배리어를 1년에 2번 제공하는 ‘슈퍼 리자드 ELS’를 새로 내놨다. 또한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 이상일 때 매달 수익을 제공하는 월지급식 구조와 결합한 ‘월지급식 리자드 ELS’, 원금손실(녹인·Knock-In)이 없는 리자드 ELS 등 다양한 방식의 상품을 선보였다. 올해 5월 판매를 시작한 뒤 이달 15일까지 8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모였다.
최영식 신한금융투자 OTC부장은 “조기 상환을 통해 손실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리자드 ELS는 변동성이 높은 현재 시장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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