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風 몰아칠 내년 증시… 은행-IT株 주목할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2일 03시 00분


리서치센터장 6인의 전망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그리고 한국의 새 대통령.’

 2017년 한국 증시의 운명은 이 3명의 입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주식시장이 이들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출렁거리는 불규칙한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21일 동아일보의 설문에 응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6명은 내년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이어 글로벌 정치 환경 변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파장과 국내 대선 등이 중요 변수로 거론됐다.
○ 내년 코스피 전망 1,800∼2,350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코스피가 1,800∼2,35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증시는 올해 저유가 쇼크부터 기업 구조조정, 최순실 게이트 등 최악의 상황을 견디면서도 1,800 선을 지켰다. 이 점을 고려하면 내년 증시 최저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리서치센터장들의 전망이다.

 올해 한 번도 뚫지 못했던 2,100 선 돌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최고점인 2,350 선을 제시한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지면 코스피가 2,350 선까지 밀고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성장률이 2%대 초반에 그쳐 2,100 선을 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1050∼130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환율이 1090∼1241원 사이를 오갔던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 초기 보호무역 정책이 가시화하면서 일시적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하반기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라 ‘강(强)달러’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관건


 전문가들은 내년도 증시의 가장 큰 변수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꼽았다. 연준은 14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0.75%로 올렸다. 이어 내년에 3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비둘기파 성향인 FOMC가 내년에는 중립적인 성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정치 환경도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유럽연합(EU)의 좌장 역할을 하는 독일의 총선이 내년 9월로 예정돼 있고, 프랑스도 4월에 대선을 치른다. 전문가들은 이 국가들에서 극우 성향의 정당이 집권하면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 대선 이후 들어설 새 정부의 정책에 따라 산업 정책과 세금 등의 향방이 바뀔 가능성도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 은행과 정보통신업 주목

 리서치센터장들은 한목소리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금리가 올라가는 시점에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은행주가 단기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높은 성장세를 보인 정보기술(IT) 종목에 대한 추천도 많았다.

 소비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 미국 중소형주 펀드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전망도 많았다. 트럼프 당선인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미국 내수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 중에서는 물가연동채권이나 브라질채권이 유망 상품으로 꼽혔다. 물가연동채권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돼 수익률이 올라간다. 내년 재정지출 확대를 약속한 트럼프노믹스가 본격화하면 물가 상승폭이 커지는 ‘리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대선 이후 브라질의 채권 금리와 환율 변동성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한정연·이건혁 기자
#증시#연준#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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