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펀드 수익률을 좌우한 주요 키워드는 ‘원자재 가격’이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해외 주식형 펀드 중 ‘러·브(러시아와 브라질) 펀드’의 수익률 약진이 두드러졌다. 천연자원 펀드와 원자재 펀드의 수익률도 준수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내년 펀드 시장에서 미국과 신흥국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러·브 펀드 약진…중국 본토 수익률 꼴찌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국내에서 운용된 공모 펀드 3620개의 올해(1월 4일∼12월 20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46.66%와 44.39%로 집계됐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변화에 민감하다. 연초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섰고 11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 만에 감산 합의를 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반면 중국 경제 부진과 부동산 가격 거품 논란으로 중국 본토 펀드의 수익률은 ―15.61%로 부진했다.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꼽히며 인기가 높았던 국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1%대로 내려앉았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채권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0.65%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는 0.45% 하락했다. 특히 ‘액티브 주식 중소형 펀드’가 19.70% 손실을 보며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펀드 테마별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천연자원 펀드(22.68%)와 원자재 펀드(16.81%)의 수익률이 높았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금값이 올라 올 3분기(7∼9월) 수익률 상위에 올랐던 금 펀드의 수익률은 8%대로 줄었다.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헬스케어 펀드는 같은 기간 ―19.70%의 수익률을 냈다. ‘트럼프 효과’가 나타나 최근 1개월 손실률이 3.84%로 줄었지만 여전히 테마별 펀드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크다.
○ “해외로 눈 돌릴 시기…미국·신흥국 펀드 유망”
전문가들이 새해에 주목하는 투자 상품은 ‘미국 주식형 펀드’다. 미국 경제는 탄탄한 개인 소비를 바탕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자리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재정지출 확대와 수요촉진 정책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면 미국 경기가 한층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19,974.62로 장을 마감해 20,000 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내년에 올해 부진했던 중국 펀드의 반등을 점치는 전망도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팀장은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펀드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의 퇴조와 인플레이션 시대로의 전환에 맞게 투자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채권이나 배당주 투자,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 같은 소극적 투자에서 기업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를 활용하는 적극적 투자 전략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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