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1번지’ 강남역 일대 하루 매출 220억 원대 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4일 03시 00분


[2016 상권 지도]브랜드별 거점매장으로 본 서울 주요 상권

  
7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인근에 문을 연 프리미엄 버거 ‘쉐이크쉑’의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SPC 제공
7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인근에 문을 연 프리미엄 버거 ‘쉐이크쉑’의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SPC 제공
‘브랜드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는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운영하는 거점 점포다. 홍보가 목적이다 보니 타깃 고객층이 많이 모이는, 가장 핫(hot)한 지역에 문을 연다. 비싼 임차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플래그십 스토어가 어디에 문을 열었는지를 보면 잘나가는 상권이 어디이며, 상권의 특징은 무엇인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를 기준으로 볼 때 현재 국내에서 가장 돈이 되는 상권은 서울 강남역 인근이다. 이곳은 대부분의 기업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때 처음 고려하는 지역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다양해 타깃층이 넓을수록 강남역을 선호한다. 최근 강남역 상권은 강남대로를 따라 지하철 7호선 논현역 인근까지 확장됐다. 업계에서는 이 지역에서 하루 220억 원대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호텔조리외식경영학과 교수는 “홍익대 앞과 비슷해 보이지만 강남역 일대는 고객 소비력에서 더 앞선다”고 말했다. 배후에 소득수준이 높은 서초·강남구와 경기 남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상가 임차료(3.3m²당 월 약 359만 원)가 가장 비싸다는 명동은 이제 글로벌 상권 성격이 짙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850만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명동을 찾았고 이 중 절반이 중국인이었다. 이 때문에 명동에는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화장품 플래그십 스토어가 많다. 한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명동에 대해 “뷰티업계의 성지”라고 평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명동에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다. 최근 ‘싼커(散客)’라 불리는 개별 여행객이 늘며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은 ‘제2의 명동’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안 대형 의류 브랜드들이 대거 진출했던 가로수길에는 최근 1, 2년 사이 화장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늘었다.

 가로수길 인근 도산대로 역시 최근 플래그십 스토어의 진출이 활발한 곳이다. 이곳의 고객 1인당 하루 매출은 고급 상권인 가로수길(9만 원대)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해외 브랜드 홍보담당자는 “가로수길과 비슷하지만 좀 더 차별화된 이미지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하루 유동인구는 15만∼16만 명 정도로 명동(150만 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이곳은 대표적인 하이엔드 상권으로 꼽힌다. 카르티에, 에르메스, 버버리, 구치,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유명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곳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냈다. 이 지역은 대중교통이 불편해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이런 ‘은밀함’이 되레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구가인 comedy9@donga.com·손가인 기자
#플래그십#브랜드#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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