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뷰스]4차 산업혁명 주인공은 중소·중견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6일 03시 00분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전 세계는 일자리 전쟁 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에 못 미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뉴노멀 시대라 불리는 저성장 국면이 세계 각국에 심각한 일자리 문제를 야기하면서 자국 우선주의를 자극하고 있다.

 연초 다보스포럼에서 부각된 4차 산업혁명은 뉴노멀 시대의 저성장을 극복할 유력한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기와 인간, 물리적 환경의 융합이 만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혁신 기술이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체제를 개인 맞춤형 생산, 소비 체제로 바꾸면서 산업과 사회는 물론이고 우리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대량 생산, 소비 체제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기업이 유리했다면 개인 맞춤형 생산, 소비 체제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시장의 다양성에 대응하는 ‘속도’와 ‘유연성’을 갖춘 중소·벤처기업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교통 서비스에 IT와 빅데이터를 융합한 차량 공유 서비스로 창업 6년 만에 세계 유수의 자동차 대기업들을 제치고 600억 달러가 넘는 기업가치를 이뤄낸 ‘우버’가 좋은 예다.

 세계 각국에서 일자리 창출의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중소·중견기업의 경제 내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09년 이후 5년간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8배에 이르는 228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액 비중도 올해에는 38%로 급증하여 수 년 내로 50%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삼아 저성장을 극복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 경제로 나아가려면 중소·중견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비좁은 내수시장에서의 제로섬 경쟁에서 탈피하여 ‘세계화’에 집중해야 한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및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아울러 창업도 아이디어 중심의 내수형 창업에서 기술 중심의 글로벌형 창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태생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창업 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해야만 중소·중견기업의 세계화가 가속화된다.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도 중요하다. 스마트카,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창출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을 통한 주력산업 고도화를 신성장동력의 양대 축으로 삼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성’과 ‘지역’에 눈을 돌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삼아야 할 때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려면 여성 특유의 창의성, 감수성과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우수한 여성 인력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대폭 올려야 한다. 지역 소재 대학, 연구소와 중소·중견기업 간 협력생태계를 구축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도 해소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중소·중견기업이 주인공이다. 우리 경제의 키를 이들에게 맡김으로써 4차 산업혁명을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출한 대기업들이 ‘한강의 기적’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듯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우리 중소·중견기업들로 하여금 전 세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만들자.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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