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경마공원에서 매주 수요일-목요일에 열리는 농산물 직거래장터 ‘바로마켓’.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경기 과천시 경마공원(렛츠런파크)에서는 장바구니 행렬이 이어진다. 경마가 없는 이틀 동안 대규모 농산물 직거래장터 ‘바로마켓’이 열리기 때문이다. ‘과천장’이란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이 장터에서는 120여 개 농가가 400여 가지 농산물을 판다.
2009년 시작해 7년째 운영돼 온 바로마켓은 과천 등 인근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에서도 장날에 맞춰 찾아오는 손님들로 붐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주부 김영자 씨(60)는 “집 근처 마트에 비해 거리는 멀지만 농산물의 맛이나 품질이 좋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찾게 된다”고 말했다. 입소문 덕분에 바로마켓의 매출은 계속해서 증가해 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도 60억 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올해 1∼11월에는 82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는 바로마켓과 같은 대규모 직거래장터 운영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최근 농식품부는 ‘2017∼2021년 지역농산물 직거래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 중심으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정례 직거래장터(‘1도 1대표브랜드 장터’)를 만들 계획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가 지원 중인 정례 직거래장터는 전국에 40여 곳이 있다. 이들 장터는 농산물 판로 확보가 어려운 농민들에게 안정적인 판매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3월부터 바로마켓에서 손두부를 팔기 시작한 김미라 콩다원 대표는 “직접 손님을 만날 수 있어 따로 홍보가 필요 없는 데다 정기적으로 장이 열리는 덕에 단골손님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만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직거래장터의 ‘표준모델’을 만들고 신도시나 공공 부지 등 기존 상권과의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에 지역 대표 장터를 설치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직거래장터는 안정적인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얼마 운영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장소와 시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직거래장터 사업계획을 공모해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한 해 최소 1개 이상의 지역 대표 장터를 만들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 밖에도 농산물의 온라인 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규모 농업인과 중소식품업체를 대상으로 온라인몰 입점을 위한 사진 촬영, 동영상 제작을 지원하는 등 관련 컨설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5년간 89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이번 정책을 통해 현재 2조3000억 원대인 농식품 직거래 규모를 2021년에는 4조 원까지 확대하고 유통비용을 연 5660억 원 절감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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