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병신년 원숭이해가 저물어간다. 올 유통업계 아이콘으로는 ‘가성비 트렌드 확산’,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 상품 확대’, ‘편의점의 나홀로 성장’ 등이 꼽힌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선정한 ‘2016년 유통 뉴스’와 각 유통업계 결산 자료 등을 통해 유통업계 1년을 돌아봤다.
● ‘가성비’ 트렌드 확산
경제 저성장과 가계 부채 증가로 사회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됐고,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중시 트렌드가 확산됐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소비자에게 더욱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이 호응을 끌자 유통업계는 가성비를 주요 골자로 자체 브랜드(PB) 강화에 나서며 차별화된 가치로 어필하는 PB상품 출시에 열을 올렸다.
●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 상품 확대
1인 가구가 대세로 뜨면서 나홀로 술과 밥을 즐기는 ‘혼술·혼밥족’이 늘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수가 총 520만3000가구로 집계되며 전체 가구 수의 27.2%를 차지해 국내에서 가장 일반적인 가구 유형으로 조사됐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식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한번에 많은 식재료를 사서 저장하기보다 필요한 상품을 소량씩 구매하거나 편의점, 슈퍼마켓 등 근린형 매장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 이에 유통업계는 변화한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용량 제품과 가정간편식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 편의점의 나홀로 성장
편의점의 성장도 눈에 띈다. 오프라인 업태의 부진 속에서 유일하게 성장가도를 달리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만점 시대를 열더니 매출액 역시 지난해 17조2000억원을 뛰어넘는 20조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성장세에는 1인 가구 전용상품과 PB 개발 등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는 도시락과 즉석커피 등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PB상품을 강화하며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삼았다. 이를 증명하듯 편의점들은 전체 매출에서 PB가 차지하는 기여도가 높아졌다.
● 소셜커머스, 수익성 개선 나서
매년 적자폭이 누적되며 위기에 처한 소셜커머스 업계는 올해 기존 사업 전략을 선회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쿠팡과 티몬이 소셜커머스에서 오픈마켓으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 단적인 예다. 오픈마켓은 상품 판매 과정을 중개하는 사업모델로 소셜커머스와 달리 상품 기획 및 마케팅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 또 소셜커머스보다 훨씬 많은 상품을 다룰 수 있어 상품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상황으로, 상품 기획자(MD) 역량 강화 및 제3자 물류 서비스를 통한 비용 구조개선 등이 소셜커머스의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 디지털·옴니채널 전략 본격화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서비스로 옴니채널 전략을 업그레이드한 것도 눈에 띈다. 매장에 IT기술을 접목하고 온라인쇼핑몰에 가상현실(VR)을 도입하는 등 온오프라인 연결(O2O) 서비스를 강화하며 온-오프라인 채널의 유기적 통합을 위해 노력한 것.
현대백화점(더현대닷컴)이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과 진열상품을 그대로 옮겨놓은 ‘VR스토어’를 선보인 것과 신세계가 스타필드 하남에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 및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한 O2O 전문매장 ‘슈퍼샵’을 선보인 것이 그 예다.
● 소형 전문점 시대, ‘스핀오프’ 가속화
출점 한계에 직면한 유통업체들은 대형매장 내 하나의 코너로 운영하던 매장을 별도로 떼어내 전문점화하며 소형 전문점 시대를 알리는 전략을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서울의 핵심 도심 상권인 홍대와 가로수길에 패션 전문점 ‘엘큐브’를 개점했다. 이마트는 프리미엄 슈퍼마켓과 간편가정식 브랜드 ‘피코크’를 결합한 ‘PK마켓’을 단독 매장으로 하남 스타필드에 선보였다. 롯데마트 역시 주방용품 전문매장 ‘룸바이홈 키친’을 선보인 데 이어 유아동 전문매장인 ‘로로떼떼’를 오픈했다.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큐레이션된 상품을 모아 적시에 제공할 수 있고, 차별화된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진 중소형 전문점 포맷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