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점원이 없네?… ‘無人점포 시대’ 성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9일 03시 00분


자동 주문→결제→배달 시스템 확산

쇼핑, 배송 등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되면서 무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8일 맥도날드 서울시청점에서 고객이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있다(왼쪽 사진). 최근 일본의 파나소닉과 로손이 합작해 내놓은 무인 편의점에서는 장바구니 속 물품 가격이 자동으로 
계산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사진 출처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쇼핑, 배송 등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되면서 무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8일 맥도날드 서울시청점에서 고객이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있다(왼쪽 사진). 최근 일본의 파나소닉과 로손이 합작해 내놓은 무인 편의점에서는 장바구니 속 물품 가격이 자동으로 계산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사진 출처 아사히신문 홈페이지
“치즈버거세트 하나랑요….” “주문은 저쪽 키오스크에서 해 주세요, 손님.”

 지난달 점심시간을 맞아 서울 중구 시내의 맥도날드 매장에 들른 직장인 권모 씨(31)는 햄버거 주문 키오스크(무인 정보 시스템)를 처음 접했다. 카운터에는 직원이 한 명뿐이었다. 이전엔 주문 받는 직원과 포장하는 직원 등 2, 3명은 나와 있던 자리였다.

 직원이 가리킨 매장 반대편에 키오스크 3대가 서 있었다. 권 씨는 키오스크의 터치스크린을 눌러 햄버거 메뉴를 고르고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주문 순서를 기다려 햄버거를 받았다.


○ 무인(無人) 시대 성큼


 정보기술(IT)이 이끄는 무인 시대의 가능성은 이미 성큼 다가와 있다. 아르바이트 일자리의 대명사였던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점엔 최근 디지털 키오스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카운터에는 주문번호 전광판이 설치됐다. 한국맥도날드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러한 ‘미래형 매장’을 250여 개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완전 무인 슈퍼마켓도 등장했다. 이달 5일(현지 시간) 아마존이 미국 시애틀에서 처음 공개한 ‘아마존 고’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에서 아마존 고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후 슈퍼에 들어가 우유를 집어 그대로 나오기만 하면 된다. 선반에서 집은 상품은 센서를 통해 추적된다. 구매 금액은 매장을 나오는 순간 아마존 앱에서 자동 청구된다. 10월 국내에서 SK텔레콤과 롯데백화점이 선보였던 ‘스마트쇼퍼’ 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품 바코드 인식이나 계산 과정까지 없애 버렸다. 고객 옆에서 바코드 인식 방법이나 결제 방법 등을 도와주던 직원들 일자리까지 없어진 것이다.

 일본의 가전 기업 파나소닉도 편의점 대기업 로손과 손잡고 무인 편의점 시스템인 ‘레지로보’를 12일 실제 매장에 적용했다. 바코드 리더기가 삽입된 장바구니를 계산대에 있는 스캐너 박스에 내려놓으면 자동으로 품목 계산이 된다. 잠시 기다리면 상품이 밑으로 내려가며 봉투에 자동으로 담긴다.

 드론 배송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아마존은 14일 영국에서 첫 번째 드론 배송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세븐일레븐과 스타트업 플러티는 미국 네바다 주 매장에서 20일 현재까지 드론 배송 77건을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 사회 안전망 고민 시작해야

 아마존 고를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은 3주 만에 조회수 756만 건을 넘었다. 아마존 고가 수천 개의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보도도 쏟아졌다. 이 같은 서비스가 여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편리성과 더불어 ‘인간 대체 현상’을 예견케 하는 섬뜩함 때문이다. 당초 아마존 고의 ‘미국 전역 2000여 점 확대 계획’이 보도되기도 했으나 일자리 논란이 거세지자 아마존은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매장 확대는 검토된 바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무인 시대에 가장 먼저 취약해지는 일자리들의 공통점은 비교적 단순 반복 노동이라는 것과 시급 단위의 임금이 지급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7월 보고서를 통해 현존하는 기술만으로도 이처럼 현재 사람이 인건비를 받고 일하는 부분의 45%를 자동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무인 기술은 기업의 입장에선 인건비 절감 효과와 더불어 기술 혁신성을 드러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편이 되기도 한다. 주로 저임금 일자리부터 사라지기 때문에 한국도 이제 이들의 전직(轉職)과 사회 안전망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무인#키오스크#맥도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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