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기술 수출 또 ‘쾌거’ 동아에스티 6000억 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9일 03시 00분


美에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 수출… 개발 성공땐 최대 10% 로열티
동아쏘시오 그룹 역대 최대 규모

 동아에스티가 최대 6351억 원을 받을 수 있는 신약 기술을 미국에 수출한다. 회사 모태인 동아제약을 포함해 동아쏘시오그룹 설립 이래 최대 규모 기술 수출 계약이다.

 동아에스티는 28일 미국 애브비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이런 내용을 담은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애브비 바이오테크놀로지는 미국 제약사 애브비의 자회사로 바이오의약품 ‘휴미라’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 4000만 달러(약 484억 원)를 포함해 총 5억2500만 달러(약 6351억 원)다.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4억8500만 달러(약 5867억 원)는 후보물질의 개발 단계에 따라 받는 기술료(마일스톤)다.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동아에스티는 순 매출액에 따라 최대 10%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동아에스티가 이번에 제조 기술을 수출하기로 한 물질은 면역항암제의 일종인 ‘MerTK(Mer Tyrosine Kinase)’ 저해제이다. 현재 개발 단계인 신약 후보물질이다. MerTK는 면역 시스템을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것과 관련된 단백질. 동아에스티의 신약 후보물질은 MerTK의 활성을 저해해 항암 면역 시스템이 활성화되는 것을 돕는다.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동물실험(전임상)과 관련된 공동연구를 진행한 뒤 애브비가 글로벌 임상 및 허가 업무를 맡게 된다. 이후 애브비는 글로벌 지역에 대한 판매권을, 동아에스티는 한국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각각 갖는다.

 동아에스티는 그룹 차원의 신약개발 투자가 빛을 발했다고 자평한다. 그동안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인류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신약 개발”이라며 혁신 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2013년 3월 전문의약품 회사 동아에스티를 설립하며 사내에 혁신신약연구소를 만들었다. 동아에스티는 매년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누적 투자액은 2222억 원.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항암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애브비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은 혁신신약연구소의 첫 번째 가시적 성과”라고 밝혔다.

 이날 기술 수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동아에스티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18.55% 올랐다. 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기술 수출 계약 건을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한미약품과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 간 기술 수출 계약 중단 사태에서 보듯 신약 개발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이날 유한양행은 중국 제약사 뤄신의 계약사항 불이행으로 기술 수출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최소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데다 성공률도 10% 미만”이라며 “최종 임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최고야 기자
#항암제#동아에스티#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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