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상향 평준화 따른 차별화 전략
현대차, 스타급 디자이너 릴레이 강연
한국GM, 車-디자이너 컬래버레이션… 소비자들 대상 직접 소통에 나서
얼어붙은 소비자의 마음을 열기 위해 최근 자동차업계가 꺼내든 화두는 ‘디자인’이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부터 디자인을 매개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알리고, 고객과 소통하려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나온 ‘그랜저IG’의 출시를 계기로 서울 강남구 언주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그랜저 디자이너와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디자인센터 사장과 현대디자인센터의 루크 동커볼케 총괄전무, 이상엽 스타일링 담당 상무 등 6명의 스타급 디자이너가 릴레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상엽 상무는 벤틀리에서 외장 및 선행 디자인을 총괄하다 올해 6월 현대차에 합류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들이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강연에서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뿐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디자인 비전, 자동차 디자니어로서의 성장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이 결정적인 차별적 요소라 판단하고 이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획한 것”이라며 “현대디자인센터 경영진이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자리를 직접 원했다”고 설명했다.
유명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도 활발하다. 한국GM은 이달 초 공간 디자이너 김치호 씨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쉐보레 스포츠카 카마로SS 작품을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선보였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프랑스 패션디자니어 장샤를 드 카스텔바자크가 SM6 차량 외관에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수입차업계에서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 대전 유성구 KAIST에 ‘KAIST-아우디 크리에이티브 라운지’를 개관했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학생의 창업을 돕는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로, 아우디코리아가 5년간 총 2억7500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를 개최해 우승자에게 영국 본사 디자인 스튜디오 견학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자동차업계가 디자인을 강조하게 된 배경엔 자동차 성능의 상향 평준화 덕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출력이나 편의기능 등에서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로 브랜드마다 비슷해졌다”며 “결국 가장 큰 차별 요소가 디자인이라는 점을 모든 브랜드가 공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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