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0 소비자 노는 場 만들어 마케팅 잘한다 소리 들을 것”

LG전자, 박경아 광고2팀장

　　

‘LG는 마케팅과 야구만 잘하면 완벽하다.’

　올해 초부터 LG전자 관련 온라인 기사에서는 ‘마케팅 능력의 부재’를 지적하는 댓글이 많았다. 제품 품질에 비해 마케팅 능력이 부족함을 희화화한 것이다. 이른바 ‘LG 바보 마케팅’이다.

　기자는 올해 초부터 LG전자 마케팅 담당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LG그룹 임원진에게 ‘바보 마케팅’이란 표현을 보고하기 부담스럽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던 LG전자가 이번에는 인터뷰를 수락했다. ‘LG 마케팅팀이 드디어 일을 시작했다’는 반응이 늘면서다. LG전자 모바일 사업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박경아 광고2팀장(상무·사진)을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LG트윈타워에서 만났다.

　박 상무는 “마케팅은 시장 분석을 통해 이 제품의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What to say)와 어떤 창의적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How to say)로 나뉜다”라며 “멀티미디어 기능에 특화된 V20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커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LG전자 V20은 ‘샘 스미스’, ‘위켄드’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함께 찍은 광고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들이 광고 모델로 등장했을 때 “LG전자가 어떻게 이들을 섭외할 수 있었을까”라는 반응이 상당수였다. 박 상무는 “V20의 강점인 ‘소리’를 보여 주기 위해 광고 모델 섭외에 특히 공을 들였다”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과거 LG전자 마케팅과 관련된 문제점과 향후 방향성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말을 아꼈다. 다만 “모바일 기기에 집중한 혁신은 끝난 만큼 앞으로 소비자는 소리, 사진 등 세부적 기능 완성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케팅은 이런 이용자들이 스스로 공유하고 노는 ‘장(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상무는 “내년 이맘때쯤 ‘LG도 이제 마케팅을 잘하네’가 아니라 ‘당연히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1년 뒤 소비자들이 만든 ‘LG 바보 마케팅’이란 유행어가 사라질 수 있을까.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