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한 해 동안 바다에서 잡아들이는 어획량을 제한하는 총허용어획량(TAC)의 기준 시점이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로 조정된다. 국내 대부분 어종의 고기잡이 시기가 늦가을 이후부터 시작되는 것을 반영한 조치다. 또 내년 TAC는 34만60t으로 확정됐다.
해양수산부는 28일 이런 내용의 TAC 주기 변경 계획을 발표했다. 시행 시기는 내년 하반기부터다. 1999년 시작된 TAC는 수산 자원의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해 어종별로 한 해 동안 잡아들일 어획량을 설정해 관리하는 제도다. 대상은 고등어와 전갱이, 도루묵, 대게 등 11개 어종과 13개 업종이다.
현재는 TAC 기준 시점이 일반적인 회계연도(1∼12월)에 맞춰 운영돼 정작 성어기인 겨울철에는 조업을 중단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됐다. 장묘인 해수부 수산자원정책과장은 “어가에서 할당받은 TAC를 정해진 기간에 안정적으로 배분해 조업하도록 하기 위해 기준 시점을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준 시점이 바뀌면서 어종별 TAC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자원량 평가 시기도 ‘11월부터 이듬해 10월’에서 ‘5월부터 이듬해 4월’로 조정된다. 성어기인 11월과 12월의 어획량도 반영할 수 있어 TAC의 실효성을 더 높여줄 것이라는 게 해수부 측 기대이다.
한편 해수부는 내년 TAC를 올해(33만8827t)와 비슷한 수준인 34만60t으로 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어종별로 보면 내년에는 고등어와 도루묵의 어획량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등어와 도루묵은 최근 생산량 증가 추세를 반영해 올해보다 각각 1000t, 708t가량 늘어났다. 특히 도루묵은 지난해보다 16% 증가했다. 대게의 TAC는 올해(1194t)보다 24%(288t) 감소한 906t이다. 최근 불법 조업을 비롯한 대게 남획으로 대게 어획량이 줄어든 게 반영됐다.
해수부는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장이 관리하는 개조개, 참홍어, 제주소라에 대해서는 지난해 대비 187t 감소한 3435t을 설정하도록 권고했다. 각 지자체는 이를 바탕으로 1월 중 최종 허용어획량을 확정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이번에 고시된 내년도 TAC는 향후 기준 시점 조정과 별개로 그대로 적용할 방침이다. 대신 내년 상반기 중 자원량을 재평가해 7월부터 2018년 6월 말까지의 TAC를 내부적으로 재설정하고, 이에 맞춰 내후년 상반기(1∼6월) TAC를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장 과장은 “기준 시점 조정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2018년 상반기만 이례적으로 6개월 치 TAC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TAC 제도는 어획량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가장 효과적인 자원관리 정책인 만큼 앞으로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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