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팅룸 천장에 전자태그(RFID) 리더기를 설치하면 고객이 어떤 옷을 입어보는지 정보들이 축적되죠. 그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시장의 반응에 맞춰 발 빠르게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허수경 ㈜네톰 영업부문 대표(46)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자태그 기술이 다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톰은 2003년 설립된 정보기술(IT) 벤처기업으로 초소형 반도체 칩이 내장된 전자태그를 무선주파수로 판독하는 리더기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네톰은 전자태그를 생산하는 중국의 국영기업 ‘신데코(XINDECO)’와 전자태그 리더기 1만5000대 수출 계약을 맺고 1차로 1만 대 생산에 들어갔다. 계약 규모는 500만 달러(약 60억 원). 작년 연매출이 20억 원인 작은 벤처기업으로서는 놀라운 성과다. 네톰에 따르면 이번에 중국에 수출하는 리더기는 전자태그 인식 거리가 20m가 넘고 1초에 200여 개의 전자태그를 읽어낸다.
네톰은 정보통신기술(ICT) 중 하나인 전자태그 기술이 중국의 의류시장에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의류 시장은 생산·유통 규모가 거대하고 모조품이 많아 전자태그로 제품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바코드를 찍어 개인휴대 정보단말기(PDA)에 정보를 입력하는 물품 관리 방식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바코드는 한 개씩 인식이 되고 세부 정보도 담겨있지 않다. 반면 물품에 전자태그를 붙이면 리더기를 들고 창고를 한바퀴 돌기만 해도 그 안의 재고 현황과 자세한 정보들이 바로 리더기에 입력된다.
사물인터넷(IoT), ICT 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제조원가가 바코드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전자태그 도입을 꺼리고 있다. 허 대표는 “중국과 일본에서는 의류업부터 작은 편의점까지 전자태그가 적용되고 있지만 한국은 관심이 저조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건홍 네톰 대표이사(53)는 “중국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올해 연매출이 70억 원까지 올라갔다. 내년에는 2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내년 초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에 직영 ‘AS(사후서비스)센터’를 세워 제품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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