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 美서 시승해보니
핸들서 손 놓아도 척척 모범운전… 레이더로 제한속도-보행자 파악
야간도심 자율주행 세계 첫 성공
3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반 차량들이 달리는 보통 도로에서 기자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자율주행차 조수석에 올라탔다. 자율주행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시승이었다. 운전석엔 한지형 현대차 인간편의연구팀 책임연구원이 앉았다. 한 연구원은 손과 발을 핸들, 가속페달, 브레이크에서 뗀 상태였다. 이윽고 운전대가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변에 사람이 나타나자 차는 자동으로 속도를 늦췄다.
현대차가 5∼8일 2017 국제가전전시회(CES)에 전시할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국내외 언론에 공개했다.
자율주행은 도심 도로 4km 구간에서 실시됐다. 운전석 모니터에는 주변에 차량이 지나가면 차량 그림이, 사람이 지나가면 사람 그림이 나타났다. 달리는 도로의 제한 속도가 바뀌자 차도 알아서 속도를 바꿨다. 신호등이 파란불에서 노란불로 바뀔 땐 도로 상황에 따라 속도를 높여 교차로를 통과하거나 서서히 멈췄다. 앞차가 신호를 기다리며 멈춰 있을 땐 멀리서부터 미리 속도를 줄였다. 차에 장착된 레이더는 전방 약 300m, 라이다(LIDAR·카메라와 레이더를 합친 것)는 120m까지 감지한다.
시승차는 전면에 설치된 라이다 센서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레이더로 주변 차량과 사람의 위치를 파악했다. 앞 유리 위쪽에 설치된 카메라 3개는 보행자의 접근 거리와 차선, 교통신호 등을 감지했다. 돌발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거나 비상버튼을 누르자 자율주행 모드가 해제되고 수동으로 전환됐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고도(4단계) 자율주행차를, 2030년엔 완전(5단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날 현대차는 야간에도 아이오닉 일렉트릭 1대, 하이브리드 1대로 자율주행 시범을 보였다. 야간에는 주변에 빛이 적고 조명이 어두워 센서가 사람, 자동차, 사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다. 각종 불빛과 조명이 차선, 신호등에 반사되기 때문에 센서의 인식 능력도 떨어진다.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이런 조건에서도 별다른 사고 없이 완벽한 야간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야간 도심 자율주행 성공은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중 현대차가 최초”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패러데이 퓨처는 이날 전시회에서 양산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FF91을 처음 공개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리는 패러데이 퓨처는 FF91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8km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장에 테슬라의 모델X와 모델S를 동원해 FF91과 가속 성능을 비교하는 행사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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