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OA 부행장 직접 설득 등 ATM 사업 매출 신장 진두지휘
중공업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 효성ITX 변신-확장에도 박차
지난해 12월 회장직을 승계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49)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승부수로 ‘정보기술(IT)’ 부문을 정조준했다. 노틸러스효성과 효성ITX 등의 기존 사업에 IT를 접목해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방안이다. 조 회장은 효성의 정보통신사업 부문장도 겸임하고 있다.
조 회장은 3세 경영인이다. 그런 만큼 부친 조석래 전 회장이 일궈 놓은 주력사업의 성과를 지키면서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세대교체’ 바람이 거센 재계에서 조 회장이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 효성 IT사업의 선봉장, 조현준 회장
‘IT를 접목한 신사업’은 조 회장이 최근 몇 년간 역점을 쏟고 있는 부문이다. 자동화기기(ATM) 사업자인 노틸러스효성의 매출 신장을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고도 있다.
조 회장의 노력은 최근 결실을 맺고 있다. 노틸러스효성의 ATM은 현재 미국 체이스 뱅크, 러시아 스베르 뱅크, 인도네시아 BCA 등 전 세계 30여 개국의 주요 대형 은행과 공급계약 체결을 맺었다. 이 기계는 인증 및 보안 시스템을 갖춰 은행 무인점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차세대 지점 혁신 프로젝트에 ATM 단독 공급자로 선정됐다. 이때도 조 회장이 직접 BOA 부행장 등을 만나 끈질기게 설득했다.
과감한 투자도 병행했다. 조 회장은 2015년 9월 중국 광둥(廣東) 성 후이저우(惠州) 시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ATM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준공 당시 조 회장은 현지에서 후이저우 시장을 만나 신규 투자유치 관련 방안을 논의했다. 조 회장은 “금융 정보기술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노틸러스효성을 핀테크 사업 분야에서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틸러스효성은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기존 사업에 IT 접목해 시너지 극대화
효성의 IT 전문 계열사 효성ITX도 주목받고 있다. 텔레서비스 업체로 시작한 효성ITX는 현재 IT 사업 종합 솔루션 제공 업체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12년 효성ITX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IT 보안 등 사물인터넷(IoT) 분야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효성ITX 사업은 조 회장의 미래 구상에서 빠질 수 없는 한 축이다. IT 사업 자체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기존 사업에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평소 “효성 중공업 부문이 빅데이터, IT를 융합해 글로벌 종합 에너지 솔루션 공급업체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ITX는 중공업 사업부와 함께 IoT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효율 극대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IT 사업에서 뚝심으로 변화를 꾀하는 조 회장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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