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모터쇼로 착각할 정도로 전자제품 같은 자동차들이 선보였고, 자동차 같은 전자제품도 다수 출품됐다.
제조사 목록에 자동차업체뿐만 아니라 알리바바나 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들도 포함돼 있었다. 이처럼 전통적인 산업과 제품의 경계가 무너지는 일이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다.
제임스 와트가 처음 증기기관을 발명한 뒤 한국에 증기기관차가 도입되기까지 약 130년이 걸렸다. 인터넷 도입은 모태인 알파넷 개발 후 13년이 걸렸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이 융·복합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더 빠르게 전파될 것이다. 지금은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자동차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지만 조만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시대는 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국토교통부는 미래가 현재 경제의 활력이 되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과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인 건설·교통 산업의 디지털화와 자동화, IoT 기반 유지관리 도입을 위한 기술 개발에 힘써 왔다. 자율주행차나 드론, 공간정보와 같은 신산업 개발과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작년 대비 6.3% 늘어난 4738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는 정부 전체 연구개발 예산 평균 증가율(1.8%)의 약 3.5배 규모다.
올해는 신산업의 뿌리가 더욱 깊이 내리도록 제도 개선도 과감히 추진하겠다. 농업, 촬영, 관측 등 일부 영역에 한정된 드론 활용 사업 범위를 안전과 안보를 저해하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분야로 확대하겠다. 특히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관리와 국토조사 등 공공 부문으로 확대해 5년간 3000여 대의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소형 드론은 원활한 창업이 가능하도록 자본금 요건을 폐지했다.
자율주행차가 전국의 시가지를 누빌 수 있도록 운행 구역도 대폭 늘렸다. 하반기(7∼12월)엔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누구나 탑승할 수 있는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가동할 예정이다. 12인승 무인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편도 2.5km 구간을 운행한다.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국내외 선수들과 관람객을 태우며 우리 기술 수준을 세계에 널리 알리도록 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 결집체인 스마트시티는 세종, 동탄2, 판교, 평택고덕 등 4개 신도시에 특화단지를 구축하고 기술 고도화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도 만들 예정이다. 이밖에 3D프린팅 건축기술, 건설·물류 로봇, 스마트홈, 빅데이터 활용 등의 기술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지난해 1월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이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알렸던 다보스포럼의 올해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다.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인한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리더십을 가리킨다. 불과 1년 사이 4차 산업혁명은 이해의 대상에서 적응의 대상이 되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의 목표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어야 한다. 국토부가 그 중심에 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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