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빅4’ 한섬 “글로벌 진출 원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03시 00분


1월 초 佛 라파예트 백화점 입점… 프랑스 시장 첫발 3년 만에 결실
中항저우에 남성복 매장도 열어… SK네트웍스 인수 시너지효과 기대

23일 중국 항저우 항저우다사백화점에 문을 연 한섬의 남성복 ‘시스템 옴므’ 매장. 한섬 제공
23일 중국 항저우 항저우다사백화점에 문을 연 한섬의 남성복 ‘시스템 옴므’ 매장. 한섬 제공
 최근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인수한 한섬이 새해에는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선다. 주로 백화점 유통 위주의 고가(高價) 전략을 구사해 온 한섬이 ‘K패션 세계화’의 질적 성장을 이끌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섬은 현재 이랜드,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등과 함께 패션업계 ‘빅4’로 불린다.

 한섬이 올해 주력하려는 시장은 프랑스와 중국이다. 한섬의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은 이달 초 프랑스 대형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입점에 성공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올해 2월에는 남성복 ‘시스템 옴므’ 매장도 문을 연다. 한섬은 이날 중국 항저우(杭州) 항저우다사백화점에 남성복 브랜드 ‘시스템 옴므’의 중국 첫 매장도 열었다고 밝혔다.

 한섬 관계자는 “갤러리 라파예트에서 먼저 입점을 제의해 시스템 등이 들어가게 됐다. 올해에는 중국 및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3년 공들인 프랑스 시장

 한섬을 인수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중동(靜中動)’ 전략으로 유명하다. 늦더라도 조용히 준비하다 시장에 뛰어든다. 2012년 한섬 인수 후에도 약 2년 동안은 조직 개편 및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이후 적극적인 확장 전략으로 불황 속에서도 2015, 2016년 매출 성장률이 20%대에 달했다.

 K패션의 세계화에도 준비 기간이 길었다. 한섬의 첫 해외 진출은 2014년이다. 한섬은 프랑스 파리의 트렌디한 거리인 마레 지구에 의류 편집매장 ‘톰그레이하운드 파리’를 열었다. 해외 의류와 한섬 자체 브랜드 의류를 섞어 팔았다. 이곳이 입소문을 타면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바이어들도 찾았다.

 3년 후인 올해 결실이 쏟아졌다. 시스템은 이달 초 갤러리 라파예트 편집매장 ‘뢰유 데 갤러리’에 들어갔다. 이 매장에서 아시아권 브랜드는 시스템이 유일하다. 2월에는 시스템 옴므 매장을, 하반기(6∼12월)에는 ‘더 캐시미어’의 오픈이 예정돼 있다. 한섬은 라파예트 백화점 입점을 토대로 영국 런던 등 주변 패션 강국으로 영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호 한섬 경영기획실 상무는 “해외 유명 컬렉션에 나간 적이 없는 한국 토종 브랜드가 디자인만으로 해외 유명 백화점이 입점을 제의해 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K패션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10%” 

 한섬의 중국 진출은 그간 사업권 문제로 막혀 있었다. 한섬의 중국 사업권은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었다. SK 측이 가지고 있던 일부 브랜드의 중국 사업권이 이달 말 종료되는 데다 다음 달 말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인수 계약이 완료되면 한섬의 중국 진출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섬은 지난해 9월 현지 유통 사정에 밝은 항주지항실업유한공사와 시스템 브랜드의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한섬은 이를 통해 올 상반기(1∼6월) 중 항저우 지역에만 시스템 단독 매장과 복합 매장 등 총 4개 매장을 열고 올해에만 총 10개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50개 이상의 유통망을 확보해 누적 매출 15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경영 목표도 내놨다. 한섬 관계자는 “2020년까지 한섬 전체 매출의 10%를 해외에서 가져오겠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패션 부문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의 중국 매출은 600억∼7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섬이 2월 말로 예정된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인수를 마무리하고 시너지를 내게 되면 중국에서 이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는 한국 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백화점#프랑스#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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