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티슈 인턴에서 부장 인턴까지…“우리는 호모인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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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슈 인턴에서 부장 인턴까지
슬픈 청춘 호모인턴스(homo interns)

#.
"인턴 경력 5회, 인턴 기간 2년 3개월
인턴 신분증을 목에 걸고 정규직처럼 일했다
최저 임금을 못 받아도 몸이 아파도 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턴이 끝났을 때 회사는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나를 채용하지 않았다.
회사를 나오는 내 얼굴에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
서울 사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모씨(31) 이야기입니다.
"인턴으로 낭비한 20대가 너무 아까워요.
이제 취업을 포기하고 아버지 가게 일을 돕고 있습니다"

#.
취업을 못한 채 인턴만 반복하는 청춘들이 급증하면서
호모 인턴스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부장 인턴(인턴 경험만 기업체 부장만큼 했다는 뜻)
티슈 인턴(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하고 일회용 티슈처럼 버려지는 구직자)
금턴(금수저+인턴)
흙턴(흙수저+인턴)
인턴 낭인(번번이 인턴 채용에 떨어지는 사람)
갖가지 신조어도 판을 치죠.

#.
잡코리아 설문에서 인턴 경험자의 42.1%가 자신을
부장 인턴이라고 답했죠. 인턴 경력과 기간이 워낙 길어
인턴이 마치 직업처럼 느껴진다는 거죠.
"인턴 활동으로 직무 적합성을 증명하려는 대학생이 많아지면서
호모 인턴스가 더 늘어날 것"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

#.
인턴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과 금융권 인턴십에 지원했다가 10번이나 떨어졌어요.
인턴십 경력이 화려한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지방대 경제학과 졸업생 유 모씨(28)

#.
인턴 지원 연령도 대폭 낮아졌는데요.
"1학년 때부터 여러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했어요.
마음이 급해서요."
성신여대 심모 씨(22)

#.
대학가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 인턴 준비를 위한 스터디 모임도 활발합니다.
일부는 하늘의 별따기인 국내 인턴을 포기하고
해외 인턴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리죠.

#.
2016년 취업준비생 수는 약 63만 명(통계청)
여기에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이유없이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사람까지 합하면
무려 약 353만 명.
공식 실업자(약 101만 명)의 무려 3배죠.
구직시장을 떠도는 이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청년들이 취업시장에서 낙오되면서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죠.
6개월 이상 생활비 대출을 연체하는 대학생이
2012년 2427명에서 지난해 5071명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같은기간 연체 금액도 30억 원에서 84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죠.

#.
"청년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기업과 정부가 인턴들의 정규직 전환율을 높이고
대학생들이 다양한 직무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취업난에 신음하는 청춘들
이제 사회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원본 | 정지영 기자
기획·제작 | 하정민 기자 · 이고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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