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한국인·외국인 임원 155명 앞에서 대뜸 6·25전쟁 얘기를 꺼냈다. 3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기곡로 대한항공 신갈연수원에서 열린 임원 세미나 자리에서다. 연초마다 1박 2일 일정으로 열리는 한진그룹 임원 세미나의 올해 주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체질 구축 방안’이었다.
조 회장은 미국인의 시선에서 6·25전쟁을 다룬 책인 ‘The Coldest Winter: America and the Korean War’(저자 데이비드 핼버스탬)를 읽고 있다면서 내용 일부를 인용했다. 그는 “미군이 압록강에서 패퇴한 이유는 인천상륙작전 성공 이후 자만했고, 정보도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만해지면 편협해지고 결국 실패한다. 정보도 무시하게 돼 교류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당시 역사를 교훈 삼아 ‘현장 경영’의 중요성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만심을 깨뜨리려면 결국 현장이 중요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현장에 나가 고객이 뭘 원하는지,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지 발로 뛰며 파악하라”고 임원들에게 강하게 주문했다.
조 회장의 이날 발언은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대내외적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은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야 할 시기다. 현장을 잘 이해하고 근본적 문제점을 파악해 변화의 동력을 찾아내자”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바로잡을 때 전체가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효율성을 경비 절감 측면이 아닌 생산성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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