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한국 자동차산업 발전과 궤를 같이한 차량용 부품 전문 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선일다이파스

선일다이파스 충북 진천 공장 전경.
선일다이파스 충북 진천 공장 전경.
 자동차를 구성하는 볼트와 너트는 차량 품질의 근간을 이루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일반적으로 차량 1대를 조립하는 데 2000∼3000개의 크고 작은 볼트, 너트가 사용된다고 알려진다. 차량 1대에 보통 2만 개의 부품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비중과 중요성을 새삼 인지할 수 있다.

 충북 진천군에 소재한 ㈜선일다이파스(김지훈 사장, www.sunildyfas.com)는 지난 30여 년간 자동차용 볼트와 냉간단조품을 전문으로 생산해온 업계의 강자다. 우리 자동차 산업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해온 동사는 현대, 기아, 한국GM, 쌍용 등 국내 완성차 업체 및 1차 벤더에서 사용되는 자동차용 볼트의 22%를 생산하고 있다. 연 매출만 해도 1400억 원을 넘고 종사하는 임직원 수만도 400명에 이른다. 국내 자동차 관련 기업 중에서도 제품 품질과 기술력, 생산력을 두루 갖춘 몇 안 되는 회사로 첫손에 꼽힐 정도다.

끊임없는 기술 혁신으로 고객들의 니즈 충족시켜

 현재 선일다이파스는 기존 볼트, 너트에서 분야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그 범위만 해도 자동차용 엔진 볼트, 구동용 볼트, 섀시 조립용 볼트에서 밸브 스프링 리테이너, 밸브 키 등의 냉간단조품에 이른다. 특히 자동차 엔진에 체결되는 엔진 볼트는 축력과 조도, 마찰 계수를 중요시하는 소성력 체결 볼트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또한 허브 볼트로 피로시험 및 기계적 성질이 요구되는 고정밀 구동용 볼트는 물론 안전벨트-브레이크와 관련된 부품, 다단 포머 성형공법으로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한 밸브 트레인 시스템 부품 등도 동사의 우수 제품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선일다이파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엔진부품에 대한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 그리고 냉간단조부터 정밀 절삭가공까지 일괄 생산 공정 기술을 보유했으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이뤄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선대부터 꾸준히 이어온 기술 혁신 노력에 더해, 정밀 성형 기술의 고도화로 고객에게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것이 우리만의 강점”이라 말하는 김 사장은 “생산자동화와 전 공정 혁신을 통해 고객들의 지속적인 원가개선 요구를 충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발전에 대한 기여분을 인정하는 증여 제도 필요해

 이 같은 ‘품질 혁신’ 노력을 통해 선일다이파스는 ‘현대글로비스 우수협력사 선정’, ‘선일엠텍(자회사)의 ZF TRW 절삭가공 부문 최우수상 수상’, ‘7천만불 수출 탑 수상’, ‘글로벌스탠더드경영대상 경영혁신대상 수상’ 등을 달성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향후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중견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부탁한 그는 증여에 관한 정부 정책에도 조언을 남겼다.

 “현재의 상속 증여세는 회사 가치를 올린 이의 노력과 별개로, 상속 증여가 일어나는 시점의 가치로 계산해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미 경영에 기여한 2세 경영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정책이다. 회사의 진짜 가치를 올린 이의 노고를 무시하고, 오로지 결과만 가지고 부과하는 현재의 상속 증여세 기준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이에 대한 정부 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 그가 남긴 조언은 회사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하는 게 필요하지 않으냐는 문제의식을 갖게 하기에 우리 정책 당국이 곱씹어 보기에 충분해 보였다.  


김지훈 사장 인터뷰

글로벌-품질-친목으로 2세 경영 성공 이끌어


 회사의 설립자이자 부친인 김영조 회장의 뒤를 이어 선일다이파스를 이끌고 있는 김지훈 사장은 업계에서 2세 경영의 표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선대의 도약기를 이어 받아, 본격적인 발전기를 선도해온 그는 인하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근무 뒤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품질 제조경영 석사와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뒤 1999년 대리로 입사했다. 특히 전산 생산관리 기획을 거치며 기업 경영의 이론과 실무를 두루 익힌 김 대표는 후계 경영의 성공을 3가지 노력 덕으로 보고 있다.

 우선 ‘글로벌화’다. 일찍이 해외 선진 문물을 경험한 그는 선진 기업과의 기술 협력과 자본 유치를 통해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다. 스위스의 자동차볼트업체 SFS의 자금을 유치해 중국 합작법인을 세운 것은 물론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과 기술 제휴를 맺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아울러 ‘품질 관리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기계공학 전공 이후 품질 제조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한 건 ‘품질이 최우선’이라는 부친의 경영 철학을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이다. “늘 작업복 차림으로 현장을 누비신 선친의 가르침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는 김 사장은 ‘앞선 기술로 인류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사훈을 기업 운영에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직원들과의 단합과 친목’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회사의 경쟁력은 사람 손에서 나온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임직원들과의 화합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 위해 직원들과의 바비큐 파티를 갖고 마라톤, 배드민턴, 등산, 야구, 축구 등의 동호회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일감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 4일 근무를 하고 쉬거나 교육을 받게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단 한 명의 구조조정도 하지 않았다. 이는 ‘더불어 사는 게 중요하며 조금 못살더라도 같이 가자’는 그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글로벌화와 품질 관리, 그리고 직원들과의 친목을 통해 김 사장은 선일다이파스의 제2, 제3의 번영기를 이끌어나갈 듯하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선일다이파스#자동차#부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