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연체, 금리가 결정적 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7일 03시 00분


한은 ‘2012… 2016 13만명 분석’
대출자 소득-대출금액보다 영향 커… 제때 상환못할 확률 20, 30대>60대

대출자의 소득이나 대출 금액보다 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연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20, 30대 젊은층이 빚을 제때 갚지 못할 확률이 60대 이상 고령층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차주별 패널자료를 이용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 요인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출자 13만여 명의 대출, 연체 정보 등을 이용해 주택담보대출이 연체될 확률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3월부터 4년 6개월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90일 이상 연체 기준)은 평균 0.305%로 줄곧 0.5% 미만에서 안정적인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 기간 대출 금리의 영향으로 향후 주택담보대출이 연체될 확률은 평균 0.3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출자의 개별 위험요인에 의해 연체될 확률은 0.03%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개별 위험요인으론 대출액, 소득 대비 대출 비중, 비(非)은행 대출 비중, 신용카드 사용액 등이 반영됐다.

대출자 개인의 위험요인보다 금리에 따라 주택대출의 연체 확률이 좌우된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최근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로 국내 대출 금리도 치솟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의 연체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20, 30대 젊은층이 소득, 대출 금액 같은 개별 위험요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2012년 3월 이후 20, 30대는 위험요인의 영향만으로 주택대출 연체 확률이 0.1%포인트 올랐다. 반면 40, 50대는 위험요인에 따른 변화가 없었고 60대 이상 고령층은 오히려 연체 확률이 떨어졌다. 20, 30대가 연체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가장 크다는 뜻이다.

60대 이상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출을 관리하고 있는 반면 20, 30대는 취업난 등으로 소득이 불안정하고 전세금 급등으로 대출도 많이 늘어 위험요인에 크게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호성 한은 연구위원은 “20, 30대를 비롯해 소득이 낮은 대출자의 대출 상환 여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주택담보대출#연체#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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