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밑으로 떨어지며 1년여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미국이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더 빨리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가운데 엔화의 약세 폭이 원화보다 더 컸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8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142.2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두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가치를 환산한 것)은 전날보다 4.58원 하락한 100엔당 999.08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2월 1일(기준가 989.1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이 하락한 것은 원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인다는 뜻으로, 일본 기업과 경쟁을 벌이는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국내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이 환율조작국 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이 두 통화의 흐름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일본의 환율 문제와 관련해 강경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엔화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는 계속돼 위안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미일 정상회담 이후 15일 현재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0.3% 하락한 반면 원화 가치는 0.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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