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59㎡). 지난달 기준 매매가가 3억7000만 원인데 전세금은 3억4000만 원입니다. 차이가 3000만 원 밖에 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전세금이 매매가의 90%를 넘는 곳이 서울에서 적잖습니다. 보증금에다 전세금과 매매가의 차액만 보태면 집을 살 수 있으니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볼 만도 합니다.
하지만 세입자들의 선택은 ‘탈 서울’이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65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서울을 빠져나갔습니다. 서울 인구는 1년 새 14만 명 줄었고요. 서울에서 경기로 이사 간 사람들 중 상당수가 ‘주택 문제’를 전입사유로 적었다고 합니다.
원인은 불경기에 부동산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진 탓입니다. 굳이 집을 사야할 유인이 없어졌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0월 이후 줄기 시작해 지난달엔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당분간 부동산시장은 호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탈 서울 행렬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시의 고민이 깊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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