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에 스트레스는 큰 적이다.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분쟁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서로 약속을 지킨다면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물론 말로 한 약속도 의미는 있으나 약속한 내용을 문서로 남긴다면 더욱 좋다. 이럴 때 공정증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공정증서는 공증인이 양 당사자의 말을 들고 서로 합의된 사실 또는 법률관계를 공적으로 기록해 놓은 문서다. 공정증서 활용의 예를 살펴보자.
첫째, 채무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돈을 빌려준다고 하자. 돈을 빌려준 다음 정해진 기한 내 상환이 되면 가장 좋다. 하지만 상환이 되지 않을 때 부득이 A는 차용증을 증거로 내세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때 B의 전략은 두 가지다. 차용증을 B가 작성했다고 인정한다면 문제가 쉽다. 하지만 B가 차용증에 찍힌 도장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 진위를 놓고 분쟁이 발생한다.
만약 A와 B가 공정증서를 통해 차용증을 작성했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공정증서를 통해 작성한 차용증은 B가 가짜라고 주장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해진 기한 내에 돈을 갚지 않으면 B가 압류 등 강제 집행을 당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취지가 적혀 있는 공정증서는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을 정도로 효과가 강하다.
둘째, 후견계약서를 작성할 때 공정증서가 필요하다. 후견계약이란 질병, 고령 등으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상황을 대비해 체결하는 계약이다. 자녀 둘을 둔 C를 예로 들어 보자. C는 건강이 악화됐을 때 첫째가 재산과 신상을 관리해 주기를 원한다. C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제도로 ‘성년후견제도’가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건강 악화에 대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치매 등 건강 악화 상황이 발생해야 활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 대신 ‘후견계약’은 건강 악화에 대비해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후견계약을 존중해야 한다. 따라서 C의 건강이 나빠졌을 때 첫째가 C의 후견인이 되기로 하는 계약을 C와 첫째 사이에 체결하면 되는 것이다. 이때 후견계약은 반드시 공정증서로 작성돼야 한다.
셋째, 유언장을 쓸 때도 공정증서를 활용할 수 있다. 유언은 법에 정해진 방식대로 해야 한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식은 자필유언과 공증유언이다. 자필유언은 주소를 써야 하고 도장을 찍어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다. 자필유언의 경우 유언자의 글씨가 맞는지를 두고 분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공증유언을 활용하면 유언장의 진위에 대한 분쟁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가정 평화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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