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출신… 내부냐 외부냐 선택만 남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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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서 분사 Sh수협은행, ‘독립 원년’ 이끌 새 행장은…
행추위, 9일 차기 행장 내정… 조직안정위해 내부 발탁 무게


지난해 말 수협중앙회에서 분사된 Sh수협은행이 올해 민간 출신 새 행장을 뽑고 홀로서기에 나선다. 4월 임기가 끝나는 이원태 행장에 이어 ‘독립 원년’을 이끌 새 행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01년 수협의 ‘신경분리(경제사업과 신용사업 분리)’ 이후 첫 내부 행장이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는 9일 차기 행장을 내정한 뒤 10일 이사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다. 행추위는 8일 최종 후보 4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마쳤다. 후보 4명은 내부 출신 1명(강명석 수협은행 상임감사)과 외부 출신 3명으로 구성됐다. 관료 출신은 없었다.

행추위는 정부 추천 사외이사 3명과 중앙회 추천 인사 2명으로 구성됐다. 내정자는 행추위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 규정상 5명 중 4명의 의견이 모여야 한다. 행추위 관계자는 “적합한 사람을 뽑기 위한 논의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협은행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해 은행 사정에 훤한 내부 인사가 차기 행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수협은행은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1조1581억 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았다. 이 때문에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1년 신경분리 이후 수협은행장 3명은 모두 외부 또는 관료 출신이었다. 장병구 전 행장은 외환은행, 이주형 전 행장(행정고시 23회)과 이원태 현 행장(행시 24회)은 기획재정부 출신이었다.

전국 122개 지점을 보유한 수협은행은 지난해 수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로 법인 분리하면서 국내 시중은행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1995년 중앙회 내 신용사업부문이 출범했다. 2001년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인사 회계 부문까지 모두 분리됐다. 지난해엔 국제결제은행(BIS)의 은행 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를 충족하기 위해 분사가 결정됐다.

국내 은행은 2013년 12월부터 바젤Ⅲ에 따른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적용받았지만, 수협은 협동조합이라는 이유로 3년간 적용이 유예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 기준이 적용되면 1조 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부채로 인식돼 자기자본비율이 급락할 형편이었다. 이에 수협은행이 중앙회의 자회사로 분사를 결정하고 공적자금 전부를 출자 전환했다. 여기에다 추가 자본 확충을 통해 자본금 2조2829억 원의 시중은행으로 출범했다.

수협은행은 법인 분리와 동시에 5개년 3단계 경영전략을 마련했다. 당기순이익을 지난해 786억 원에서 △올해 1300억 원 △2019년 1500억 원 △2021년 1700억 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자산 규모도 지난해 28조4000억 원에서 2021년 34조9000억 원, 같은 기간 1인당 영업이익은 6000만 원에서 1억1000만 원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협은행은 해양수산 부문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최근 은행권 추세에 발맞춰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투자은행(IB) 사업 및 자산관리 서비스 확장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 행장은 조직을 추스르면서 수익성, 건전성을 충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수협은행은 내년부터 2028년까지 공적자금 1조1581억 원을 나눠 갚아야 한다. 여신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 수협은행은 여신심사 역량이 떨어져 2014년 모뉴엘 사기대출 사태로 피해를 봤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수협은행#행장#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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