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축제 넘어 세계 5대 패션위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9일 03시 00분


27일 헤라 서울패션위크 개막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7 가을겨울(FW) 헤라 서울패션위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구호 총감독(왼쪽), 김윤희 서울디자인재단 패션문화 본부장.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7 가을겨울(FW) 헤라 서울패션위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구호 총감독(왼쪽), 김윤희 서울디자인재단 패션문화 본부장.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국내 최대 패션 축제 ‘헤라 서울패션위크’의 화두도 ‘중국 리스크’였다. 서울패션위크를 찾는 해외 바이어의 60%가 중국에서 오는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수주 감소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패션위크는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다.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드 영향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이너의 상품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정치 외교적 이슈가 생겨도 사고 싶은 옷, 입고 싶은 옷을 만들면 소비자가 안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하는 헤라 서울패션위크는 2000년부터 매년 3월과 10월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한 계절 앞선 작품을 선보여 왔다. 디자이너들과 패션인들의 축제이자 세계 시장에 K패션의 존재감을 알리는 창 역할을 해 왔다.

한국 패션인들의 바람은 하나다. 서울패션위크가 뉴욕(미국), 런던(영국), 밀라노(이탈리아), 파리(프랑스) 등 4대 패션위크에 이은 5대 패션위크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결국 세계 시장에서 옷을 많이 팔기 위해서다. 서울패션위크에 글로벌 유통업체의 바이어들이 찾아와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4대 패션위크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그마저도 중국에 편중돼 있다.

정 감독은 “바이어가 1200명 이상은 와야 활발한 수주가 이뤄지는데 아직 우리나라를 찾는 바이어는 300∼500명 수준이다. 그래도 매년 수주가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5대 패션위크의 위상을 두고 한중일 경쟁도 치열하다. 이미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레이 가와쿠보 등을 배출한 일본 도쿄(東京), 잠재 소비 시장을 바탕으로 뜨고 있는 중국 상하이(上海)가 서울과 아시아 패션위크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정 감독은 “한 바이어를 어떻게든 서울로 데려오려 했는데 도쿄에 가야 한다고 거절하더라”고 전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 알리는 노력은 결실을 보고 있다.

서울패션위크에서 다져진 글로벌 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무홍’ ‘디그낙’ 등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홍콩 레인크로퍼드 백화점 등에 입점했다. ‘블라인드니스’는 권위 있는 패션 신인상인 2017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프라이즈의 우승 후보에 올라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류(韓流) 기업들과의 시너지도 높다. 2015년 아모레퍼시픽이 서울패션위크 최초의 타이틀 후원사가 됐다. 올해는 현대자동차, 라인프렌즈도 참여한다. 27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서울패션위크 오프닝 패션쇼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푸시버튼’과 캐릭터 브랜드 라인프렌즈가 손잡고 만든 의류가 무대에 오른다. 디자이너와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쏘나타 컬렉션’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 감독은 “일본이나 중국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디자이너가 10명 이상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에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서울패션위크#중국 리스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