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인상 앞두고 촉각… 블룸버그 “日, 양적완화 축소 의혹”
ECB도 정책 전환 가능성 시사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일본과 유럽연합(EU)의 금융정책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미국의 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바뀌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블룸버그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눈에 띄지 않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하고 있다는 뜻에서 ‘스텔스 테이퍼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기준금리를 ―0.1%로 낮춘 일본은행은 연간 약 80조 엔을 시중에 공급하는 대규모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하지만 현재 매입 추세대로라면 목표보다 18% 미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본의 테이퍼링은 시중에 공급하는 자금을 줄인다는 뜻이다. 올해 1월 일본의 근원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0.1% 올랐지만, 일본은행의 목표(2.0%)보다 훨씬 낮다. 이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 유지는 물론이고 시중에 자금을 더 공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돈줄을 죄기 시작하면서 이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일본 기준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도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끝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마이너스 금리 조치가 더는 절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5년 3월부터 3년 가까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해 온 ECB의 정책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유럽이 당장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겠지만, 최소한 올해 하반기(7∼12월)에 정책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승훈 신한은행 투자전략부 부부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일본과 유럽은 경기 부양이 필요하지만 기준금리 상승을 검토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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