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이 인터넷에 연결된다.” 4차 산업혁명이란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일어나는 패러다임 변화다. 인공지능은 가전제품과 만나고, 수많은 빅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면서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IoT 기술은 물류 분야에 먼저 적용돼 세상을 바꾸고 있다. 서울에 앉아서도 전 세계 물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머신러닝으로 최적의 물류 방식까지 찾아낸다. 그 현장을 중심으로 IoT 기술의 현황을 짚었다. 》
가전 등 모든 물건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원격으로 관리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IoT와 관련해 새로 소개한 서비스만 9월까지 170여 종에 달했다. 지방자치단체 교통 신호 체계를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연결한 ‘교통 IoT 무선망’이 등장했고, 보호 헬멧에 카메라를 장착해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산업용 직캠’이 상용화됐다.
가정에선 편의성을 높이고 산업체엔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IoT가 활용되면서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세계적 정보기술(IT) 자문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IoT 기기가 전년보다 31% 증가한 84억 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3년 뒤인 2020년에는 올해의 2배 이상인 204억 대까지 늘어나고, 관련 시장도 3조 달러(약 3393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마트홈과 커넥티드카,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이슈가 부각될수록 이 기술들의 장치적 기반인 IoT도 고도성장이 예상된다. 기업들의 대응도 분주해지고 있다.
○ 기존 산업 영역 IoT 기반으로 이동
IoT는 기존 스마트홈뿐만 아니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산업 영역, 사용자 편의와 결합하는 추세다. 물류산업이 대표적이다. IoT 칩을 컨테이너에 심어 물류 이동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운송 과정에서의 돌발변수를 줄였다.
삼성SDS는 IoT 기술을 물류산업에 발 빠르게 적용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삼성SDS는 2015년부터 그룹 관계사 기반 물류사업을 외부로 확대하면서 물류 모니터링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삼성SDS는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자사 판교캠퍼스 8층에 ‘글로벌컨트롤센터(GCC)’ 상황실을 두고 고객사의 해외 물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10일 GCC 상황실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세계지도가 표시된 대형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이 모니터에 항공, 선박, 트럭 물류를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 나타났다. 세계지도에 29개국 48개 거점(항만 등)은 파란색 점으로 표시됐다. 자연재해 등의 이상 상황이 발생하면 빨간색으로 바뀐다. 이 경우 현지에 연락해 화물을 하역할 수 있는 상황인지 체크한다.
아시아 지역으로 지도를 확대했더니 A업체의 가전제품 화물을 싣고 이동하는 트럭 30여 대의 위치가 한눈에 들어왔다. 트럭에 IoT 칩을 심어 물류 모니터링이 가능한 것이다. 고장이나 도로 폐쇄 등의 돌발 상황이 발생해 한군데 오래 멈춰 서 있을 경우 트럭 아이콘은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뀐다. 이럴 경우에는 다른 트럭을 배차하거나 정비사를 파견하는 등 재빠르게 대처한다.
이 같은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는 업체는 배송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운송기사와 직접 연락하며 확인해야 한다. 자연재해 등 돌발 상황에 통신망 문제 등으로 연락이 두절될 경우 화주 입장에서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데, 이런 문제는 IoT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손쉽게 해결한다.
IoT는 단순히 사업 편의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기업 전략의 기반이 되는 자료까지 생산해낸다. IoT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빅데이터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 정보를 물류업계에선 최적의 이동경로를 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비용 절감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기업 전략도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탄탄한 IoT 생태계 고민해야
IoT 생태계의 토대인 통신사들은 기존의 스마트홈 강화 전략을 넘어 산업, 스마트시티, 커넥티드카 등 IoT 분야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진출 성과로 이어지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IoT는 통신사의 독자 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한 만큼 서비스, 모듈, 통신장비 등 각각 다른 사업 영역에서 협력하는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가전 및 통신 대기업 외에도 스타트업 등의 참여가 늘어나야 사업화 모델과 아이디어가 확대된다는 목소리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 교수는 “아직은 IoT 서비스가 생소한 영역이다 보니 이 분야 스타트업은 투자받기 어렵고 대기업의 인수 문화도 정착되지 않아 도전에 잘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경쟁력이 높은 IoT 분야에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협력하는 IoT 생태계를 유도해야 한다는 말이다.
IoT가 확산되면 보안 위협과 안전 이슈,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관련 산업 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IoT를 통해 나오는 빅데이터 등은 산업 가치가 높은 자료인데 이를 활용하려면 개인정보 활용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IoT를 통해 얻은 정보를 누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미리 논의해 두지 않으면 산업이 확대되는 시기에 성장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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