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D]이력서, 내용보다 형식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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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3월 21일 11시 29분


헤드헌터 박선규의 실전취업특강 (11)

1. 자기소개서, 운명의 기획서가 되게 하라!

짧게는 1년부터 길게는 30년까지 지원자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운명의 기획서! 바로 자기소개서다. 이력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소개서는 1차 관문인 서류전형에서 실무자들이나 인사담당자들의 눈에 들어야만 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필자가 15년 동안 수만 건의 자기소개서를 읽어 본 바로는 ‘형식과 내용’을 제대로 갖추어야만 이 인생의 숙제를 풀 수 있다. 지난 글에서 이력서의 형식을 따져 본 것처럼 오늘은 자기소개서에서 형식적인 부분을 짚어보자.

첫째, 전체적인 틀을 짜고 작성하는 것이다.

많은 지원자가 ‘우선 쓰고 보자’는 식으로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보는데, 마음이 앞선 글은 좋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 급하게 작성을 하다 보니 자신의 얘기가 아닌 남의 글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흔히들 데일 카네기, 피터 드러커 등 유명인사들의 명언을 언급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주려고도 하는데, 이는 자신의 진솔한 마음과 닿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전체적인 틀 속에 지원할 회사의 특성을 파악하고 본인의 강점과 회사 측에 주장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둘째, 맞춤법을 체크해야 한다.

웬 맞춤법이냐고 의아해 하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 필자가 검토한 수만 건의 이력서에서도 95% 이상이 맞춤법 오류가 있었다면 이해가 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다 보니 내용보다 형식을 중시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좋은 내용임에도 군데군데 맞춤법이 틀린 글을 보면 일단 신뢰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인사담당자들도 서류를 검토해서 걸러진 지원자들을 상사에게 보고하게 되는데, 이때 1차적으로 신경을 쓰는 부분이 내용보다는 형식이다. 왜냐하면 상사가 보는 이력서에 잘못된 것을 알고도 올리는 부하직원들은 없기 때문이다.

셋째, 정해진 글자 수에 맞추는 것이다.

요즘 기업의 자기소개서는 대체로 500자 이내, 1000자 이내 등 글자 수를 정해 놓는다. 그런데 열정과 성의를 보여준다고 정해진 글자 수를 초과해서 제출하거나 핵심만 얘기하면 된다고 글자 수를 확 줄인 이력서가 있다. 서류를 걸러내야 하는 처지에서 보면 수많은 이력서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노출되다 보니 회사가 정한 원칙을 따르지 않는 이력서에는 눈길을 잘 주지 않게 된다. 오히려 정해진 글자 수에 맞게 간단명료하게 표현한 이력서를 선호하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하지 않았는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으니 주의해야 한다.

넷째, 표현은 솔직하게 내용 전개는 두괄식으로 하라.

지난주에 검토한 상당수 이력서도 그러했는데, 아직도 대다수 지원자가 ‘최선을 다하겠다’ ‘최고가 되겠다’ ‘열정을 보이겠다’ 등의 추상적인 표현을 많이 쓴다. 그런데 이런 표현들이 등장하는 이력서는 ‘진정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외면당하기 십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솔직한 표현이 중요한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솔직함’은 서류에서도 읽힌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말하고 싶은 내용은 두괄식으로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서류전형을 하다 보면 ‘주저리주저리’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하고 싶은 얘기를 나열식으로 전개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두괄식 전개가 아닌 경우는 문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면 표현은 솔직해지고 이는 인사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게 된다.

마지막으로,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를 쓰고 형식을 차별화하라.

자기소개서에 “ㅇㅇㅇ했어” “ㅇㅇ하다고 봐” 등의 구어체를 사용해 친화력을 나타내려는 지원자들이 있는데 이는 감점의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소개서는 구어체를 사용하는 ‘대화’가 아닌 문어체를 써야 하는 ‘문서’이기 때문이다. 면접을 상상해 보라. 지원자의 앞에 앉아 있는 임원진이 자기소개서에 나와 있는 ‘나는 이런 게 좋다고 생각했어’라는 문장을 읽게 된다면 마음이 편할까를 말이다. 문어체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에 덧붙여 중요한 것이 형식의 차별화인데, 문단이나 단락 나누기 등을 통해 정돈된 스타일을 보여주고 폰트는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깔끔하면서도 눈에 띄는 형식을 활용하길 권한다.

제한적인 글을 써야 한다고 글자를 붙여서 쓰고 단락도 나누지 않으면 이력서를 보는 눈이 피곤해진다. 그렇게 되면 그런 이력서에 눈이 가지 않게 되는 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내용이 중요하지 형식이 그리 중요하나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지원자가 몇 명 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단계를 향한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수십, 수백 명의 자기소개서를 읽어야 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한 눈에 들어오고 읽기 편한, 전체적인 틀이 잡혀 있고 맞춤법 또한 틀리지 않은 이력서라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그렇게 써라!

박선규 마이더스HR 대표 ceo@midashr.co.kr

*한국경제 생애설계센터 객원연구원.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다수 출연. 현재 YTN FM <당신의 전성기, 오늘> 출연 중.
#자기소개서#이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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