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휴대전화 부품 중견기업인 A사는 최근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 부품을 납품받던 중국 거래업체들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 이후 납품 물량을 갑자기 줄이고 자국 제품으로 대체했기 때문이죠.
#3. “이번 사태를 보며 중국의 기술수준이 한국에 거의 근접했다는 걸 체감했다. 그렇다고 일본 제품과 경쟁하기에는 기술력에서 조금 뒤지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A사 관계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이처럼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은 중국,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일본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4. 1980년 한국과 일본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6%와 9.8%. 지난해 이 비중은 한국 1.9%, 일본 6.3%로 4.4%포인트까지 격차가 좁혀졌죠.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의 침체기를 겪은 일본과의 격차를 좁혀갔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7633달러로 일본(3만7304달러)과 9671달러밖에 차이 나지 않았죠.
#5 그러나 한국은 성장률이 하락하는 반면, 일본은 조금씩 성장세가 이어져 양국 간의 경제 격차가 다시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한국의 과학경쟁력 순위는 2009년 3위에 오르며 2위 일본의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지난해 8위로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일본은 2위 자리를 지켜냈죠.
#6 한국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0년 5% 초반에서 2015년 4%대 후반으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일본은 2%대 후반에서 3%대 후반으로 개선됐습니다. 한국의 기술력(국가 전략 기술력 10개 부문)은 일본에 평균 2.8년 뒤처져 있습니다. 항공·우주 분야 기술격차가 4.5년으로 가장 크고 안전, 환경·해양, 건설 교통 등도 일본에 3, 4년씩 뒤처진 상황이죠.
#7. 더 큰 문제는 4차 산업혁명 대응력도 일본보다 떨어진다는 것.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는 지난해 139개 국가를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별 적응력 순위를 발표했죠. 한국은 4차 산업혁명 대응력 25위, 일본은 12위로 평가됐습니다.
#8. 한국이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선진기술 제품을 빠르게 추격하는 ‘캐치업(catch up)’ 전략과 함께 정보기술(IT) 융합 등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한국형 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합니다.
“한국 경제는 높은 대외의존도로 작은 외부 충격에도 큰 영향을 받는 소규모 개방경제여서 경제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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