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전 SK 와이번스 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 지난달 3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문학구장). 기자가 앉은 1루 쪽 외야석은 홈팀인 SK 와이번스의 응원단석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응원단 한가운데 있는 기분을 느끼기는 어려운 자리였다.
하지만 가상현실(VR) 기기가 이런 아쉬움을 덜어줄 수 있었다. 자리에 마련돼 있는 삼성 VR기어를 쓰자 응원단석 바로 앞자리에 앉은 시점으로 주변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었다. 응원단석의 구단 마스코트와 응원단, 주변 관중의 모습을 꽤 고화질로 볼 수 있었다. 기어에 달린 버튼 하나만 눌러 곧바로 시점을 방문 팀인 kt 위즈의 응원단 바로 앞으로 옮길 수도 있었다.
기자가 체험한 것은 SK텔레콤이 이날부터 2일까지 문학구장에 설치해 운영한 ‘360 라이브 VR존’이다. SK텔레콤이 문학구장을 5G(5세대) 시험무대로 만든 것이다. 5G 통신환경이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지 화면이 다소 끊기고 선수들이 뛰고 있는 경기장의 모습은 실제 보는 것보다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지만 주변 관중석을 둘러보기엔 충분했다. 미래에 각 가정에서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극적인 장면이 나왔을 때 관중석의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다시 보기 식으로 쓸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K텔레콤은 프로야구 개막 3연전이 열리는 동안 문학구장 1루 측 외부 광장에 2800m² 넓이로 5G 체험공간 ‘5G 어드벤처’도 운영했다. 5G 시대가 오면 본격적으로 시작될 응용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한 곳이다. 경기 시작 전 이곳에서는 신기술을 경험해 보려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길게 줄을 섰다.
지금까지 VR 기기의 콘텐츠가 대개 고정된 시점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방식이어서 몰입도가 떨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는 VR 기기의 화면에 맞춰 이용자를 기구에 태우거나 걷게 하는 방식이었다. 행글라이더를 탄 자세로 공중을 날아다니는 내용의 VR 화면을 본다거나 줄을 몸에 매달고 위아래를 오르내리면서 타잔처럼 정글 속을 뛰어다니는 경험을 하는 식이다. 신체의 움직임과 결합되니 더 몰입감이 있긴 했지만 일부 콘텐츠는 체험자들이 어지러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파라오의 보물’. 빈 공간을 실제 VR 화면에 맞춰 걸어다니며 보물을 찾는 설정인데, VR 리모컨을 양손에 들고 있으면 왼손엔 횃불, 오른손엔 권총을 쥔 것처럼 게임을 할 수 있다.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미라를 총으로 맞히는 등 이용자가 능동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점은 좋았다. 하지만 실제 공간에서 벽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아직은 보조자가 필요하다.
이날 SK텔레콤은 시구·시타 시간에 BMW코리아와 함께 개발한 5G 커넥티드카 ‘T5’도 선보였다. T5는 입양 가정으로서 시구·시타자로 나선 오승주 씨 가족을 태우고 등장했다. 또 차 안에 있는 이들의 모습을 찍은 초고화질 영상을 전광판에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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