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길을 묻다]美 항공기동사령부 에버하트 대장
“실리콘밸리와 기술협력 추진”… 인간은 공격대상-시기 판단만
“미국 공군은 조종사 부족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종사 2, 3명이 타는 항공기의 조종석에 1명만 타고 나머지 역할을 인공지능(AI)이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미 공군의 수송 능력 등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겁니다.”
미 공군 항공기동사령부(AMC)의 칼턴 에버하트 사령관(56·대장·사진)은 4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외신기자센터(FPC)에서 기자와 만나 “AI 로봇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공군에 가져올 변화는 무궁무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버하트 사령관은 “AI나 로봇을 활용한 항공기동 자동화는 내 숙원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실리콘밸리 같은 미 산업계 인사들을 만나 ‘미 공군의 비행 능력을 자동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TV 광고 등에서 승용차의 자동 주차 기능이나 무인(無人) 트럭의 자율주행을 보면서 ‘저런 개념을 공군 항공기동에 적용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항공기 공중급유가 무인 트럭처럼 작동하고, 조종사가 쉬는 동안 AI가 항공기를 조종할 수 있다면 항공기 디자인부터 AMC 운용까지 역동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그런 (AI 공군의) 미래에 대한 검토 작업을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버하트 사령관은 “AI 로봇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늘 연구하는 실리콘밸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I 공군 관련) 실질적인 변화는 5∼10년 뒤에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 변화가 훨씬 더 빨리 나타나도 하나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 군사학계에선 “현대전에서 AI 로봇 등은 지상군과 해군에서도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겠지만 ‘AI 공군’이 전력(戰力)의 우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장기적으로 AI 공군이 공중급유, 수송 및 전투 임무에서 유인항공기의 역할을 사실상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공격 대상과 시기 결정 같은 중요한 판단과 지시만 하면 되는 세상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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