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원-달러 환율은 8원 가까이 치솟았고 코스피는 1% 가까이 주저앉았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142.2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15일(1143.6원) 이후 26일 만이다.
지난달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에도 꾸준히 하락세를 그렸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달 초 1110원대에서 이날 1140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도 0.86% 하락한 2,133.32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130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코스닥도 2.20% 급락했다.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위협 속에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한국 쪽으로 이동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잇단 긴축 발언도 영향을 줬다. 북한발(發) 불확실성이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40억 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 핵 이슈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확산될 소지가 더 높아졌다”며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로 주식-원화-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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