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가의 평균 소득은 3722만 원(2015년 기준)입니다. 이는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5780만 원)의 64%에 불과합니다. 최근 귀농과 창농(創農) 열풍으로 농업에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는 여전히 큽니다.
지난달 취임 1주년을 맞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목표는 2020년까지 ‘농가소득 5000만 원 시대’를 여는 것입니다. 농촌에서도 도시 못지않은 소득과 삶의 질을 보장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재배 기술이나 작물을 보급하고, 종자나 가축을 개량해 농가 소득을 올리겠다는 6대 핵심 과제와 75개 세부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농가 현실은 팍팍한 게 현실입니다. 김 회장 취임 전인 지난해 1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0년 평균 농가소득을 4014만 원으로 전망했습니다. 연평균 농가소득 증가율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농산물 가격은 오르지 않는데 인건비와 농지 임차비 등 각종 비용이 늘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바꿔 말하면 각종 비용 구조를 개선하거나 생산성을 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는 농협이 더 개혁하고,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농협은 막강한 영향력과 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농협의 자산은 430조 원 이상이며 31개 계열사 직원은 약 9만 명에 이릅니다. 협동조합 중 세계 4위 규모입니다. 하지만 이런 재원과 인력을 농민들을 위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게 그동안 농협에 대한 냉정한 평가였습니다.
농협은 지난해 작은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비료, 농약 등 농자재 가격을 내려 약 2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또 영농자금 대출 금리를 1%포인트 낮춰 약 400억 원의 혜택을 농민들에게 돌려줬습니다. 협동조합의 역할을 모처럼 제대로 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제 시작일 수 있습니다. 농협은 2020년까지 농민들이 소득을 총 3조6000억 원 늘리는 데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농협의 자구 노력은 물론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꾸준한 개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습니다. 김 회장의 남은 임기는 3년. ‘농협의 성공’뿐 아니라 ‘농민의 성공’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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