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 2학년생들의 이야기다. ‘취준을 준비’하는 이들은 “본격적인 공채 시즌엔 자기소개서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필수 스펙을 일찍 채운다. 어학 점수를 따 놓는 것은 기본이다. 대학 3, 4학년생이 관심을 가졌던 사설 업체의 유료 취업 컨설팅을 받는 1학년생도 많다. 주로 서울 강남 업체들을 찾아 “취업을 위해 어떤 과목을 들어야 할지”, “어떤 공모전을 준비하면 될지” 등을 시간당 20만 원 이상을 주고 상담한다.
이렇다 보니 취업의 최대 관건은 돈이다. 본보 특별취재팀이 3, 4월 전국 47개 대학과 고시촌을 돌며 ‘취업을 위해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로 ‘청년 앵그리보드’를 펼치자 ‘스펙’ ‘토익’ ‘인턴’ 등이 아닌 ‘돈’이란 답변도 많았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취업 준비생은 한 달 평균 30만4000원을 어학 시험 등을 대비한 취업 사교육에 지출했다. 최저임금(시간당 6470원)을 주는 편의점에서 한 달에 47시간을 일해야 충당이 가능한 금액이다.
학원비만큼 이들을 분노케 하는 건 시험 응시료 인상이다. 토익의 현재 응시료는 4만4500원. 2009년 3만9000원이었다. 참여연대와 청년유니온은 토익 응시료가 1999∼2011년 61.5% 인상돼 같은 기간 누적 소비자 물가상승률 46.7%를 뛰어넘었다며 2013년 YBM토익한국위원회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토익스피킹 응시료도 2006년 도입 당시 6만6000원이었지만 이후 두 차례 인상을 거쳐 7만7000원이 됐다.
취재팀이 만난 청년들은 포퓰리즘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청년수당, 성남시의 청년배당 등 청년 복지 정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취준생 박지훈 씨(24)는 서울이나 성남에 살고 있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박 씨는 “지원 대상과 용도에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면서도 “한 달에 5만 원만 받아도 아르바이트 부담을 덜 수 있을 텐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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