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웨츨 매킨지 글로벌연구소장이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영향과 관련한 강연을 하고 있다. 세계경제연구원 제공
“100%의 직업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동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매킨지의 조너선 웨츨 글로벌연구소장은 “원헌드레드 퍼센트(one hundred percent)”라는 말에 특히 악센트를 줬다.
1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조찬강연회. 웨츨 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자동화, 일자리, 직업의 미래’를 주제로 일자리의 미래를 그려냈다.
그는 5%의 직업에서는 일자리의 100%가 기계로 대체되고, 60%가량의 직업에서는 30% 정도의 일자리가 자동화될 것으로 봤다.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3명 이상이 기계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도 했다. 장밋빛 미래상에 가려진 4차 산업혁명의 ‘우울한 모습’들이다.
1시간여의 강연과 30분 남짓 진행된 질의응답을 통한 그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기존 일자리는 결국 기계로 대체될 수밖에 없으므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인간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웨츨 소장은 “같은 업종 내에서도 디지털화 측면에서 상위 10% 기업이 전체 이익의 50%를 가져가고 이에 뒤처진 기업들은 도태되고 있다”고 했다. 당장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디지털화를 머뭇거리다간 오히려 기업의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20년간 모든 직업 중 가장 빠르게 일자리가 증가한 분야가 ‘기타’라고 했다.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면서 특정 직업군으로 분류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기타 직업’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대한 그의 의견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균형을 맞추는 모델’로 요약된다. 웨츨 소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원천은 민간”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기업들이 이슈를 만들어내면 정부는 모든 참여자의 대표 자격으로 기준을 만들고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웨츨 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노동유연성을 꼽았다. 그는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직업훈련 투자가 가장 낮은 한국도 디지털화에 대비한 교육 방식 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