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뷰스]기업 생존, 이젠 사람이 답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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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최근 유엔은 6월 27일을 ‘중소기업의 날’로 제정했다. 일자리 창출과 기술혁신의 주역으로 성장한 중소기업이 명실공히 세계 경제의 견인차라는 것을 유엔 차원에서 인식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역사적 결정이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성취한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 지난해 6월 개최된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유엔 중소기업 장관회의에서 미국과 공동 의장국으로서 중소기업의 날 제정을 결의하고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제시한 패러다임이 바로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주도하려면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 기반의 기업문화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성과 공유를 통해 기업의 발전이 곧 직원의 발전이라는 파트너 의식이 필수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세계는 혁신 경쟁에 돌입했다. 창조성과 혁신 역량의 열쇠는 사람에게 있다. 직원을 비용으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직원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역량을 높이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경영자와 직원이 주종의 수직관계가 아니라 파트너적 수평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직원들이 경영자의 꿈과 비전에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실행에 동참할 때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중소·중견기업도 사람 중심 문화, 성과 공유 문화를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성과 공유의 가장 기본적 유형인 성과급을 도입한 중소기업이 전체의 25%에 불과하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성과 공유에 소극적인 기업에 우수 인재가 안 가고 그 결과 기업 성과가 나지 않는 악순환이 안타까운 현실이 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이 인재난을 호소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은 전체적으로 직원을 소중히 생각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사람 중심의 기업가정신이다.

기업문화 혁신의 출발점은 현실적으로 근로 보상 체계의 개선에 있으며, 스톡옵션, 이익분배제, 우리사주제, 직무발명보상제 등 다양한 성과공유제도 도입을 연구해야 한다. 대기업 대비 수익성이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미래성과공유제’도 효과적 대안이다. 미래 기업 성장으로 얻을 이익의 일부를 직원과 공유할 것을 미리 약정하여 직원의 주인의식을 높이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 경영철학과 비전을 솔선수범하여 공유하고,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의 기회를 넓히면서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과 같은 비급여성 배려도 기업문화 혁신의 핵심이다.

우리 정부도 중소·중견기업의 기업문화 혁신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성과 공유를 통해 사람에게 투자하는 기업에는 연구개발(R&D), 자금, 마케팅, 교육 훈련 등 정책 지원상 혜택을 줄 계획이다. 정부 지원 사업 참여에 성과 공유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 중장기 계획도 수립 중이다. 지난해에는 성과 공유에 모범적인 중소·중견기업인 12명을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세계가 변화하고 있다. 해외 시장은 물론이고 국내 시장에서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시대에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 여부가 기업 생존을 좌우한다. 이제는 직원을 성장시키고 그들의 혁신 역량을 이끌어 내는 기업문화를 갖춘 기업이 성공한다. 사람 중심 경영과 성과 공유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조건이다. 직원과 더 공감하고 직원을 더 존중하면, 그들 스스로가 기업의 주인이 되어 미래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제는 사람이 답이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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