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이 더 깐깐해진다. 은행 대출 심사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처음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17일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DSR를 도입하고 주택담보 대출을 해줄지 심사한다. 그동안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원금+이자)에 기타 대출의 상환 이자만 고려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해 왔다. 이 은행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대출의 이자와 갚아야 할 원금(분할상환)까지 따져보기로 했다.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DSR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돼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국민은행이 도입하는 DSR와 관련된 주요 사항들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은행 대출 받기가 더 어려워지나?
A.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총액이 줄어들 수 있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신규대출 심사를 할 때 DSR를 적용해 전체 대출의 이자와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3배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주담대 원리금에 기타 대출의 상환 이자만 고려해 왔다. 대출자의 기타 대출 원금 상환액까지 들여다보고 연소득 제한 폭(국민은행은 300%)을 둬 무리하게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갚을 수 있을 만큼만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니 은행 돈 빌리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다.
Q. 어떤 대출에 적용되나?
A. 국민은행은 DSR를 계산할 때 보금자리론 등 정책자금 대출과 아파트 집단대출, 자영업자 사업자 운전자금 대출, 신용카드 판매한도, 현금서비스 등은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카드론은 포함된다. 자동차를 할부나 리스로 샀다면 자동차 할부도 고려 대상이다.
Q. 연소득 제한 폭 300%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나.
A. 아니다. 대출의 종류나 대출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300%보다 높거나 낮게 적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DSR 기준을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Q. 전세금 대출도 적용받나?
A. 그렇다. 보통 전세자금 대출은 전세 계약 기간에 맞춰 2년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빌린다. 첫해는 이자만 DSR에 잡힌다. 하지만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2년 차에는 이자뿐 아니라 대출금 전액이 DSR 고려 대상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 원인 대출자가 올해 전세자금 대출로 2억 원을 연 4.0% 금리로 빌렸다고 치자. 올해는 이자 800만 원만 고려된다. 하지만 내년에는 원금 2억 원(연소득의 400%)이 함께 계산되기 때문에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
Q. 마이너스 통장은 포함되나?
A. 포함된다. 국민은행이 금융당국의 DSR 예상 비율(70∼80%)보다 높게 제한 폭을 책정(300%)한 것도 이런 부분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높은 대출자는 신규대출을 못 받거나 적게 받을 수 있다. 돈을 빼서 쓰지 않았더라도 은행은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만큼 대출을 해준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쓰지 않는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면 해지하거나 쓸 만큼만 한도를 줄여 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Q. 다른 은행들은 언제 적용하나?
A. 현재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다른 은행들도 금융위원회, 은행연합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DSR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이미 대출을 할 때 DSR를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준비를 하고 있고 도입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
연간 소득 대비 대출금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 모든 대출의 이자에 갚아야 할 원금(분할상환)까지 감안해 대출 가능 금액이 정해진다. 국민은행은 DSR 기준을 300%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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