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동아일보 취재팀이 전국을 돌던 중 경북대 교정에 세운 청년앵그리보드(angry board)에 한 학생이 적은 말이다. 청년 실업률이 9.8%로 외환위기 이래 최고로 치솟은 데다 ‘노력이 부족하다’ ‘취업 안 되면 창업해라’는 어른들 말에 청년들 가슴에는 생채기가 난 상황. 이에 청년들에게 ‘어른들이 취업시장에 나섰던 1980, 90년대에 지금의 스펙을 갖고 취업시장으로 나섰다면 어땠을까’라고 물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청년들은 조금 뒤 줄지어 보드 앞에 서서 그동안 감춰 온 자신감을 선보였다. ‘검사’ ‘판사’ ‘공무원’ 등 공직부터 ‘공사’ ‘대기업’ 같은 일명 ‘바늘구멍’들을 줄줄이 열거했다. 단어는 어구가 되고 어구는 문장이 됐다. 한 학생은 “아무 데나 골라 들어감”이라고 적었다. 자신의 스펙인 ‘토익 965점’을 열거하며 “‘원어민(native speaker)’으로 대우받았을 것”이라고 적은 학생도 있었다.
취업의 대안으로 거론된 창업시장의 환경도 나빠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과 비교해 2015년 전체 창업은 6.4% 증가했지만 20대 청년 창업은 40.5% 떨어졌다. 그만큼 기반 없는 청년들이 창업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창업에 성공하더라도 유지하기는 더 힘들다. 20대 청년 창업의 생존율은 2014년 기준으로 1년 53.4%, 2년 36%로 떨어졌다. 이후 4년 뒤엔 5개 중 1개만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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