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 양무승 회장 “정부 산하에 관광 컨트롤타워 생겼으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4일 05시 45분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장은 관광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내 각 부서를 조율할 최고 컨트롤타워가 정책적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장은 관광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내 각 부서를 조율할 최고 컨트롤타워가 정책적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장

중국이 사드 배치 보복으로 우리 관광산업을 겨냥해 3월15일 한한령을 내린 이후 국내 업계는 유례없는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여행사, 숙박, 교통, 면세점, 쇼핑 등 관련 분야의 매출이 떨어지고 적지 않은 업체가 경영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한한령의 거센 파고를 현재 최전선에서 맞고 있는 여행업계의 수장,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KATA) 회장을 만나 업계가 처한 상황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그것을 위해 필요한 정부의 지원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중국전담 여행사 160개 곳 개점휴업
반한·반중 감정으로 시장회복 비관적

경영안정자금 지원 없는 대책 아쉬워
전용된 관광공사 서울 사옥 반환 절실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을 사실상 금지한 지 한달이 넘었다. 현재 관광업계 상황은.

“심각하다. 회원사를 대상으로 경영실태 조사를 했는데, 중국전담 여행사 160개 중에 휴업상태인 곳이 30%를 넘었다. 나머지도 문은 열었지만 사실상 개점휴업이다. 시장다변화를 하려 해도 전문인력, 네트워크, 사업경험 등이 중국에 특화되어 있어 쉽지 않다.”

-그동안 중국에 과도하게 쏠린 시장 상황으로 언젠가 닥칠 위기였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큰 시장인 것은 맞지만 우리와 중국, 일본 사이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유동성이 있다. 사회 전반적인 여론도 그간 중국 편중을 부추겼다. 이번에 양국관계의 실체적 진실을 본 것이다. 어떤 사업이든 한 쪽에 몰리면 리스크가 크다. 중국 방한관광객이 800만 명인데, 그 대체시장 비중도 사실 800만 정도 있어야 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

“3월은 한한령이 중순부터 시작돼 대략 15만 명 정도 취소가 있었다. 하지만 4월 들어서면서 예약률이 지난해 대비 20% 수준으로 확 줄었다. 그나마 이전에 예약한 것이고 신규는 사실상 없다. 이런 상황이 3개월 이상 가면 중국 전담여행사는 절반도 못 버틴다. 연말까지 갈 경우 여행사 매출 감소만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양국의 민감한 현안이 해결되면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정치적인 사안을 두고 국민감정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반한감정을 자극했고, 그 반발로 국내에도 반중감정이 생겼다. 양국 현안이 풀려도 감정의 앙금이 쉬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업계는 헝클어진 국민정서를 바탕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가장 절실한 정책지원은 무엇인가.

“정부도 나름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타 산업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우선 미래 산업으로 늘 관광을 말하면서 지금 같은 위기에 무상으로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정책자금은 담보가 필요한 대출이다. 조선, 해운업 같은 다른 산업은 정부가 자금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내 각 부서를 조율할 최고 컨트롤타워가 정책적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

-얼마 전 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내국인 해외여행객이 국내서 쓰는 돈이 해외지출의 80%에 달했다. 해외여행을 단순히 외화 유출로만 보던 시각에서 보면 뜻밖의 결과다.

“그래서 관광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국가경제에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은 1960년대 초에 나온 개념인데, 60년째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관광은 상호교류다. 이제 1700만 명이 넘게 해외서 들어오고 2000만명이 나간다. 국내에서도 연간 3000만 명이 움직인다. 많이 나가고 많이 들어오고 그런 교류와 움직임이 계속 이뤄지는 것이 관광산업의 발전이다.”

-여행업협회는 그동안 관광교류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올해는 어떤 것을 계획하는가.

“6월20일부터 24일까지 대만관광협회 교류 방문을 인천시에서 연다. 지난해 우리가 타이중에 갔고, 올해는 우리 지방 관광을 소개하기 위해 인천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일본과는 JATA(일본여행업협회) 페어를 9월에 방문한다. 또한 아세안 10개국 관광단체 연합회가 있는데 그쪽과의 교류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들은 인·아웃바운드 시장을 모두 중시하는데 우리는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 규모가 상당해 서로 이해가 맞는다. 그 외에 관광의 미래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5월 말 개최를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에 들어설 새 정부에 관광업계 입장에서 바라는 게 있다면.

“관광은 활발한 교류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다. 또한 교통, 유통, 건설,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런 특성을 감안해 대통령 산하에 관광산업위원회 같은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생겼으면 좋겠다. 또 하나 구체적인 희망사항이 있다면 현재 청계천에 있는 한국관광공사의 서울 사옥을 관광업계에 돌려주었으면 좋겠다. 관광과 관련한 정책과 마케팅 기능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원스톱으로 지원하려면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한군데 모여야 하는데, 한국관광공사 서울 사옥이 딱 맞는다.”

● 양무승 회장


▲1954년생 ▲송도고, 단국대, 동국대 행정대학원 졸업 ▲1999년 ㈜투어이천 대표이사 ▲201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서비스산업총연합회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광위원회 위원 재임 ▲2015년 은탑산업훈장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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