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스크 불거지자… 고개 드는 금값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1g당 4만6310원… 한달새 3%↑
국제 금값도 올들어 꾸준히 상승세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 위해 매도… 은행 골드뱅킹 잔액 오히려 감소
전문가 “금값 조만간 하락 가능성, 장기적으로 볼땐 여전히 저점”


북한 리스크 등이 불거지면서 이달 들어 안전 자산인 금값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값 상승세가 주춤하자 일부 투자자는 고점을 찍었다고 보고 금 매도에 나서고 있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값은 전 거래일보다 0.95% 떨어진 g당 4만6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프랑스 대선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국제 금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하락세를 나태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난달 말(4만4960원)보다 3.0%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금값도 등락을 반복하고는 있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은 1트로이온스당 1287.40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말 1127.80달러보다 14.2% 오른 것이다.

금값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할수록 오르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충격으로 급등한 뒤 줄곧 하향세를 탔던 금값은 올해 들어 미국의 시리아 폭격에 이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설이 불거지면서 빠르게 올랐다. 프랑스 대선도 유럽 정세의 불확실성을 부추기면서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렸다.

금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 잔액은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감소했다. 신한, KB국민,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세 곳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증가하다가 이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들 은행의 골드뱅킹에 예치된 금은 3월 말 1만3324kg에서 이달 20일 현재 1만2774kg으로 줄었다. 20일 만에 4% 감소한 것이다. 세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도 5950억 원에서 5934억 원으로 감소했다.


골드뱅킹은 실물 금을 사지 않고 예금하듯이 자유롭게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계좌에 넣은 돈만큼 은행이 금을 사서 보관하는 방식이다. 최근 북한 핵실험 우려와 미국의 강경 대응이 이어지면서 안전 자산인 금값이 반등하자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할 기회라고 판단하고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값이 달러 가치와 무관하게 지정학적 리스크로 일시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지금이 팔 때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라 금값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 금값이 온스당 1300달러를 넘기긴 힘들어 조만간 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1년 온스당 1900달러까지 갔던 것에 비하면 장기적으로 볼 때 여전히 금값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주애진 기자
#금값#북한 리스크#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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