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이노 ‘역대급’ 실적… SK, 양날개 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6일 03시 00분


1분기 ‘캐시카우’ 역할 톡톡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올해 1분기(1∼3월) ‘역대급 실적’으로 SK그룹의 양대 캐시카우(수익 창출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 39%를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 부문이 지금까지 주력 사업이던 석유 부문을 뛰어넘으며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 기대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이 6조2895억 원, 영업이익은 2조4676억 원을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339% 늘었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의 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 기록은 각각 5조3600억 원(지난해 4분기·10∼12월)과 1조6700억 원(2014년 4분기)이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률로 39%까지 치솟았다. 반도체 업계의 전통적 비수기인 1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1분기의 33%를 뛰어넘는 창사 이래 최고치다. 하이닉스가 SK에 인수되기 전인 2004년 2분기에 영업이익률 40%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당시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금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17%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61%나 늘어났다.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시장 가격이 크게 오른 덕분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각각 5%, 3% 줄었지만 평균 판매가격은 24%, 15% 올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표준 제품인 DDR3 4Gb(기가비트)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2.75달러(3월 31일 기준)로 9개월 전 1.25달러에 비해 1.5달러(120%)나 뛰었다. 낸드플래시(3.56달러)도 올 들어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48%), SK하이닉스(25%), 미국 마이크론(19%) 등 ‘빅3’가 92%를 독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영향으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상반기(1∼6월) 5조 원, 연간으로는 10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스마트폰의 듀얼 카메라와 인공지능(AI) 지원을 위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데이터센터 설립이 늘어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수요가 20% 정도 늘겠지만 공급 업체들은 3차원(3D) 낸드 투자 부담에 따라 생산을 늘릴 여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로부터 분리된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필요한 실탄 여유도 갖게 됐다. 1분기에 법인세 등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8987억 원이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은 실적 발표 후 열린 화상회의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4조872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370억 원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 SK이노, 화학영업익 6년새 3배로

SK그룹 계열사 중 맏형 격인 SK이노베이션도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1분기 매출 11조3871억 원, 영업이익 1조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19% 증가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은 건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3개 분기 만이자 역대 세 번째다.

특히 화학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며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화학사업의 1분기 영업이익(4547억 원)은 석유사업(4539억 원)을 뛰어넘으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화학사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0년 3873억 원에서 지난해 1조2323억 원으로 3배 이상으로 뛰었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 밝다.

윤활유사업까지 합한 비(非)석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5496억 원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석유사업 중심에서 에너지·화학으로 포트폴리오가 진화하며 회사의 신성장동력이 된 셈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분기 성과는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유가 예측 및 운영 최적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화학 및 윤활유사업의 규모를 키운 결과”라고 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이샘물 기자
#1분기#캐시카우#sk#하이닉스#이노베이션#영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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