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민정(가명·35)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가입 등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는다. 휴대전화에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뜨면 십중팔구는 이런 전화다. 요즘은 햇살론 대출을 권유하거나 신용카드를 바꾸라는 전화도 종종 걸려온다. 가끔 급전이 필요할 때 돈을 빌려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불법 채권 추심 등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걱정에 생각을 접었다. 급전 대출 등의 금융 마케팅 전화 대응 요령을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Q. 급전대출이나 당일대출을 권유하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 믿어도 되나.
A. 믿으면 안 된다. 이들은 100% 미등록 대부업체다. 등록된 대부업체는 대출을 권유하는 전화 마케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일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1919억 원)의 69.8%인 1340억 원이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이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검찰,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하는 게 점차 어려워지자 대출 광고 전화를 가장하는 식으로 방법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등록 대부업체인지는 한국대부금융협회 홈페이지(www.clfa.or.kr)의 ‘등록업체 조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햇살론 가입 권유 전화도 불법인가.
A. 불법이다. 햇살론은 저축은행 등의 제2금융권이 신용등급이 낮거나(6∼10등급) 소득이 적은(연소득 3500만 원 이하) 서민에게 연 6∼8%의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이 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이나 새마을금고, 상호금융권(농협 신협 산림조합 등)은 전화나 문자메시지, e메일, 인터넷광고 등으로 대출을 권유하지 않는다. 정부가 지원하는 금융상품을 알아보려면 스스로 상담을 요청해야 한다.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이나 서민금융진흥원 맞춤대출 안내 홈페이지(www.koreaeasyloan.com)에서 상담 신청을 하거나 상담요청 전화(국번 없이 1397)를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Q. 신용카드 교체 권유 등은 믿어도 되나.
A. 금융회사의 마케팅 전화를 받았다면 과거 금융회사 홈페이지 및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할 때 개인정보의 마케팅 활용을 묻는 질문에 동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홈페이지 등에서 개인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에 선택적으로 동의한 고객에게 해당 금융회사가 상품 가입 권유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070’으로 시작되는 국번의 전화는 불법업체인가.
A.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인터넷 전화의 국번이다. 금융회사에서 외부 업체에 마케팅 업무를 위탁했다면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로 전화를 걸 수도 있다. 최근에는 마케팅을 수탁한 외부업체도 ‘15○○’ 같은 국번의 번호를 사용하는 일이 늘고 있다. 인터넷 전화가 대출 권유 전화에 많이 활용되면서 ‘070’ 번호를 불신하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Q. 마케팅 전화를 아예 받지 않으려면….
A. ‘두낫콜(Do Not Call)’ 서비스를 권한다. 금융권의 영업 목적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완전히 차단해주는 서비스다. 홈페이지(www.donotcall.or.kr)에 접속해 본인 인증을 한 뒤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하면 약 2주 뒤부터 마케팅 연락을 받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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