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경영/SK그룹]“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하자” 소통하는 ‘행복한 성공’ 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8일 03시 00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 1월 신입사원들에게 ‘행복한 성공’을 당부했다. SK가 매년 신입사원들과 최고 경영진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신입사원과의 대화’는 고 최종현 회장부터 38년째 이어져 왔다. 여기에는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한다(人才報國)”는 SK의 인재 경영 철학이 담겨 있다.

1973년 시작된 ‘장학퀴즈’는 SK 인재 경영의 상징이다. SK는 고교생 퀴즈 프로그램인 장학퀴즈를 40년 넘게 후원하고 있다. 방송에 기업이나 상품 광고가 아닌 ‘패기’ 같은 파격적인 공익 캠페인을 했다. 고 최종현 회장은 시청률 조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만큼 시청률보다 ‘청소년 인재 양성’이라는 공익적 목표에 집중했다.

최종현 회장은 이듬해 사재를 출연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지속적인 인재 양성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미국 등 선진국의 세계 최고 수준 교육기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3500여 명의 장학생이 5씩 지원을 받았으며 664명이 하버드대 등 명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한국고등교육재단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최태원 회장은 인재 양성의 범위를 국내로 한정하지 않고 아시아 등 세계로 확장했다. ‘아시아연구센터 지원사업’이란 이름으로 아시아 7개국 17개 기관에 연구지원 센터를 설립했고 16개국 127개 기관에 805명의 학자가 참여하는 ‘국제학술교류 지원사업’도 지한파 학자 양성이라는 민간 외교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대졸 신입 2100명을 포함해 경력사원 등 모두 8200명을 뽑기로 했다. 이는 예년 대비 증가한 규모로 경영 환경이 어렵더라도 채용규모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지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SK는 창의적인 인재 채용을 위해 탈스펙 채용 전형인 ‘바이킹 챌린지’를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바이킹 챌린지’는 스펙은 보지 않고 역량만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름, 생년월일 등 최소한의 개인 정보와 스토리 중심의 자기소개서로 1차 서류심사를 실시하고, 개인 역량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오디션 면접) 및 심층면접과 인턴십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2015년부터는 대졸 신입사원 채용 입사지원서에도 스펙 관련 항목을 대폭 삭제했다. 과도한 ‘스펙 쌓기’ 경쟁보다는 직무 수행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 정착을 위해 스펙 항목을 줄인 것이다. SK는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2012년부터 미국에서 ‘SK글로벌 포럼’을 개최해 해외 인재 발굴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리더와 구성원이 패기를 갖추고 자율적인 실천 의지로 솔선수범하면서 역량을 극대화해야 하고 이를 통해 회사와 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경영철학과 기업문화의 근간인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강조한 것이다. 이해관계자에는 고객, 주주뿐 아니라 기업 구성원도 포함된다.

주요 관계사들도 구성원의 ‘자발적인 실천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 자율과 성과를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목표다. 이를 위해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고 직급별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했다. 의사결정을 간소화하고 정형화된 문서 대신 e메일 보고로 대체하는 등 투명하고 빠른 소통 체계를 도입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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