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택 공시가격도 4% 이상 올랐다. 또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9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지난해 6만4638채에서 올해 9만2192채로 42.6% 늘어났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지역 등에 고가 주택을 소유한 집주인의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 공시가격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1년 전보다 4.44%, 개별주택은 4.39% 올랐다. 공동주택의 평균 가격은 전국은 1억7689만 원, 서울 3억608만 원이었다. 한국감정원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 1243만 채, 개별주택 396만 채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의 과세기준으로 활용된다.
○ 제주·부산·서울이 상승세 이끌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은 지난해(5.97%)보다는 낮지만 최근 10년간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박병석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지난해 전세금 상승으로 인해 매매시장이 활성화됐고 제주와 부산, 서울 등에서 재건축 등 개발사업이 활발해진 게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최근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제주(20.0%)가 가장 많이 올랐다. 해운대구와 수영구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이 활발한 부산(10.5%)도 집값 상승률이 컸다. 강원(8.3%)은 동서고속도로와 동서고속철도 건설로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8.1%)은 재건축이 많이 진행 중인 강남구(11.8%)와 서초구(10.1%)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종부세 부담 대상 주택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8억800만 원이었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차아파트(전용면적 79m²)는 올해 9억400만 원으로 11.9% 올라 종부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세무법인 다솔WM센터 최용준 세무사에 따르면 1가구 2주택 소유자가 이 아파트에 살 경우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보유세는 지난해 약 183만 원에서 올해 230만 원으로 약 47만 원(25.7%) 늘어난다.
주택별로는 △집값 3억 원 이하 주택 1.2∼4.3% △3억 원 초과∼6억 원 이하 5.7% △ 9억 원 초과 주택은 8.5∼9.0% 올라 고가 주택의 상승폭이 더 컸다.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60m² 이하 주택은 5.1∼6.3% 오른 반면 102m² 초과 주택은 3.6∼4.8% 올랐다.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소형 주택의 인기가 높았던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 12년째 1위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공동주택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연립주택 ‘트라움하우스 5차’였다. 공시가격 66억16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가량 올랐다. 지난해 10위권 밖이었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마크힐스웨스트윙’은 지난해보다 45.8%가 오른 48억1600만 원을 기록해 단숨에 4위로 뛰어올랐다. KB국민은행 WM컨설팅부 세무팀에 따르면 이곳의 보유세 부담액은 지난해 2124만 원에서 올해 3186만 원으로 50%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가격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www.realtyprice.kr)와 해당 지자체 민원실에서 28일부터 열람할 수 있다. 공시가격에 이의가 있을 경우 5월 29일까지 국토부나 시군구청 민원실 등에 이의 신청서를 직접 내거나 팩스나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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