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한국 4차산업혁명 주도할 5G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일 03시 00분


박대수 KT경제경영연구소장
박대수 KT경제경영연구소장
올해 4월 4일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529억 달러)이 장중 한때 GM(497억 달러)을 앞지르며 자동차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일이 있었다. 같은 날 한국에서는 케이뱅크가 출범한 지 하루 만에 가입자 6만 명, 대출건수 4000건을 돌파하면서 금융업계에 돌풍을 몰고 왔다. 위의 2가지 사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혁신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통한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가져왔다면, 케이뱅크는 핀테크를 활용한 금융업의 혁신을 몰고 온 것이다.

지금 미국, 독일, 일본 등 글로벌 주요국들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자동차, 금융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산업인터넷 등 자국의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출발선에 있는 한국 역시 차별화된 경쟁 우위가 있어야 한다.

한국은 1996년 부호분할다중접속(CDMA·2G)에서 2013년 롱텀에볼루션(LTE·4G)에 이르기까지 무선 통신기술의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해 왔으며 기가급 인터넷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강점인 ICT 인프라 기술을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경쟁 우위로 삼아야 한다. 그 핵심에는 2019년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둔 지능형 네트워크인 5G가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인 IHS(Information Handling Services)는 5G가 증기기관(1차 혁명), 전기·자동차(2차 혁명), 인터넷(3차 혁명)을 잇는 기반 기술로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5G가 가진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의 특성은 기존 통신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기존 산업의 혁신과 융합 신산업의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첫째, 4G 대비 20배 이상 빠른 20Gbps급 초고속의 특성은 3차원(3D), 홀로그램, 초고화질(UHD)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의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에서는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홀로그램 화상회의 등으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환자의 심박동 수, UHD 의료영상 등의 실시간 전송을 통한 원격 진료도 가능하다.

둘째, 4G의 10% 수준인 1ms(밀리세컨드)의 낮은 지연속도는 시속 170km의 초고속 주행 환경에서의 끊김 없는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수천 대의 차량이 실시간 통신을 통한 교통정보 교환으로 주행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셋째, 5G의 초연결 특성은 4G보다 10배 많은 km²당 100만 개의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연결되어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전송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가 보편화될 수 있다.

5G 실현은 민간 사업자 단독의 노력으로는 어렵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5G 인프라 조기 구축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5G 인프라 투자 증진 등 차세대 네트워크 확산을 위한 통신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EU)은 5G 인프라스트럭처협회(PPP)를 통해 5G 혁신기술, 활용에 대한 투자 시 세금을 감면해주는 등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한국도 5G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인센티브 정책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 5G 구축이 하루빨리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박대수 KT경제경영연구소장
#4차산업혁명#5g#사물인터넷#ict#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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