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눈높이 교정’… 앞길이 환해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일 03시 00분


[청년에게 일자리를/청년이라 죄송합니다]열한 번째 이야기


삼성SDS, KT, 한국전력….

처음에 그도 누구나 다 아는 대기업을 생각했다. 숭실대 컴퓨터공학과를 함께 다녔던 친구들이 대기업 전산 분야를 목표로 했으니까. 4학년 1학기를 마친 지난해 여름, 손주원 씨(26·삽화)는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봤다. 토익 점수와 학점은 바닥을 기었다. 전공 관련 인턴 경험도 전혀 없었다. 그에게 취업은 기적과 같았다.

그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사실 프로그래밍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이벤트회사 아르바이트 등 사람을 만나는 일이 더 재미있었다. 고민 끝에 찾아낸 분야가 보안제품 영업직. 전공과 적성을 모두 살릴 ‘묘수’였다. 보안제품을 사는 ‘고객’인 대기업엔 그가 원하는 일자리가 없었다.

번듯한 이름 대신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 손 씨는 2월 ‘윈스’라는 정보보안회사에 취직했다. 그는 “남들처럼 고스펙이었다면 아까워서라도 대기업에 집착했을 것이다. 하지만 운 좋게 대기업에 합격했어도 적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취업준비생이 좋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뭘 원하고 잘하는지, 어떤 강점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데는 무심하다. 회사의 이름값만 보고 되는 대로 지원하면 ‘백전백패’다. 그렇다고 무작정 취업 눈높이를 낮출 수도 없다. 손 씨처럼 ‘나를 알고 회사를 알아야’ 취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똑똑하게 취업 눈높이를 맞추는 ‘스마트 시력 교정’이 필요하다.

특별취재팀 angryboard@donga.com
#취업#대기업#청년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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