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4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지만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다. IC인사이츠가 1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1위 가능성을 점쳤다는 사실만으로도 반도체 업계에서는 ‘사건’으로 불린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번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인텔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인텔이 반도체 업계 1위에 오른 1993년에 삼성전자는 글로벌 7위였다.
삼성전자는 2006년 2위 자리에 올랐지만 이후 10년 동안 매번 인텔의 뒷자리만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인텔 매출은 131억1500만 달러로 삼성전자(93억4000만 달러)에 비해 약 40% 높았다.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위협하게 된 것은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시장 가격 상승 요인이 컸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급상승한 덕분에 전체 매출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반대로 인텔은 주춤하고 있다. 인텔은 PC용 CPU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 기기 시장의 급성장으로 PC 시장 성장이 정체되자 인텔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PC용 CPU에서 강점을 가진 인텔의 아성이 무너질 것이란 예상이 비로소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으로만 6조3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체 영업이익(9조9000억 원)의 약 64%에 해당하는 수치로 역대 최대다.
IC인사이츠 분석처럼 D램, 낸드플래시의 시장 가격 상승 요인도 컸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시스템LSI 등 시스템 반도체의 역할도 작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면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역할도 컸지만 시스템LSI 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바일 AP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하면서 전체 실적 상승을 도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0나노 AP 제품 공급 확대와 더불어 14나노 제품을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제품 라인업 다변화 등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강세, 고용량 엔터프라이즈 SSD와 데이터센터 D램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초장기 호황)’ 효과 등으로 반도체 실적이 올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하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인텔을 넘어 글로벌 매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매출액은 삼성전자와 인텔 모두 600억 달러(약 67조83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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